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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는 나의 해 ”… 한국 골프 낭자들 다시 세계무대 호령

입력 : 2017-01-01 19:19:45 수정 : 2017-01-01 22: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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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바하마 퓨어클래식’ 26일 개막전… 11개월간의 2017시즌 대장정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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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은 나의 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태극낭자들에게는 비시즌이 따로 없다. 지난해 11월 2016 시즌을 마쳤지만 새 시즌을 대비하기 위해 혹독한 체력훈련 및 스윙 교정 등을 게을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새해를 맞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미국이나 동남아 등으로 전지훈련을 떠난 지 오래다.

글로벌 투어로 자리매김한 LPGA 투어는 이달 26일 바하마 퓨어클래식(총상금 140만달러·약 15억4000만원)을 시작으로 11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2017 시즌 LPGA 투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시즌 동안 35개의 대회가 치러지며 총 상금 규모는 무려 6735만달러(약 790억원)에 달한다. 대회수나 상금 규모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28개국 120여명이 치열한 샷 경쟁을 벌인 지난해 LPGA 투어에서 한국 낭자들은 9승을 챙겨 나라별로 볼 때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았다. 하지만 2015년 15승을 쓸어 담으며 역대 최고 시즌을 보낸 것과 비교하면 지난해 성적은 초라한 편이다. ‘골프여왕’ 박인비(29·KB금융그룹)가 허리와 왼손목 부상 등으로 주춤하는 바람에 최근 3년 연속 이어온 두 자릿수 우승을 이루지 못했다. 2016시즌에 5승을 거두며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을 거머쥔 태국의 장타자 에리야 쭈타누깐(22)과 4승을 기록한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9) 등의 거침없는 질주도 태극낭자들을 주춤하게 만들었다.

다만 최고의 이벤트인 리우 올림픽에서 박인비가 금메달을 따며 ‘여제’의 위엄을 지켰다. 전인지(23)는 9월 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명맥이 끊길 뻔했던 한국선수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을 이어갔다. 전인지는 또 신인상과 함께 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까지 거머쥐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전인지는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에서 마지막 세 홀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세계랭킹 1위인 리디아 고를 0.013포인트 차이로 제쳐 최저타수상을 받았다. 1978년 낸시 로페스 이래 38년 만에 한 시즌에 신인상과 함께 2관왕에 오른 선수가 됐다.

올해엔 한국 선수들의 매서운 파상공세가 준비돼 있다. 박인비가 부활하고 루키 신분을 벗어난 전인지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무시무시한 잠재력을 갖춘 박성현(24)이 가세하면서 2017 LPGA 투어에서 한국낭자의 위세는 더욱 강력해질 것이 확실하다. 어느 해보다 화려한 우승행진이 기대된다.

박인비는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공식 대회에 일절 출전하지 않았다. 오로지 왼손목 부상의 재활 치료에만 집중했다. 박인비는 LPGA투어에 10개밖에 나가지 못하고 상금랭킹 69위(25만3000달러)에 머문 2016년의 부진을 털기 위해 일찌감치 지난달 초 남편 남기엽씨와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명예의 전당’ 입성과 올림픽 금메달 등 많은 것을 이뤘지만 박인비의 각오는 남다르다. 그는 시즌 개막전까지 정상적인 컨디션을 되찾기 위해 본격적인 스윙 연습에 돌입했으며 화려했던 시절로 복귀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2015년 5승을 포함해 통산 17승을 거둔 박인비는 원래 연습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4개월동안 클럽을 멀리했기 때문에 떨어진 경기 감각을 되찾기 위해 크리스마스 휴가도 없이 훈련에 몰두했다.

박인비는 2017 시즌에는 ‘선택과 집중’에 신경을 쓸 계획이다. 그는 “예전처럼 많은 대회에 출전하기는 힘들 것 같다. 메이저대회를 중점으로 스케줄을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전까지 박인비는 메이저대회를 앞두고 주로 직전 경기에 출전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최종 점검을 하는 유형이었다. 하지만 리우 올림픽을 통해 대회 전 집중 훈련의 효과를 봤기 때문에 올 시즌부터는 스케줄 관리 방법이 달라질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7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1위(13억3309만원), 평균 타수 1위(69.64타),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1위(265.59야드) 등 ‘대세녀’로 자리매김한 박성현도 이미 미국으로 떠났다. 박성현의 드라이버 비거리는 LPGA투어에서도 상위에 해당한다. 박성현은 LPGA투어 개막전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출격을 앞두고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캠프에서 새로 계약한 스윙 코치 브라이언 모그와 함께 맹훈련 중이다. 과거 박세리의 백을 멨던 베테랑 캐디 콜린 칸(영국)이 박성현의 백을 메기로 했다. 박성현은 LPGA 비멤버로서 7차례 출전해 68만2000달러(약 7억7000만원)를 벌어들여 상금 22위에 올랐다.

박성현은 장거리 이동에 따른 체력과 스케줄 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그는 ”1승과 함께 신인왕을 차지하는 게 새해 목표”라며 “훈련량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개막전을 거르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3위에 올라 있는 전인지는 지난해 11월 2016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뒤 학업과 부상 치료에만 전념했다. 클럽 세트는 아예 미국의 매니저 집에 맡겨놓고 와 골프채를 잡지 않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전인지가 7주 이상 동안 채를 놓아 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덕분에 왼쪽 허리 부상도 완쾌됐다. 오는 3일 미국 올랜도로 떠나는 전인지는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잘 마치는 게 새해의 소망이라고 소박하게 밝혔다. 그러다보면 성적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는 얘기다. 전인지는 “몇 승을 해야겠다고 목표를 정해놓지 않았지만 지난해보다는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2∼3승 하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을 경우 개막전이나 호주여자오픈은 건너뛰고 혼다 LPGA타일랜드 클래식에 출전할 작정이다.

지난해 2승을 거뒀지만 목표인 올림픽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 ‘역전의 여왕’ 김세영(24·미래에셋)은 독기를 품고 지난달 중순 미국으로 떠났다.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해 지난해를 밋밋하게 보냈다고 평가한 김세영은 세계랭킹 1위 등극이 올해의 꿈이다. 김세영은 현재 세계랭킹 6위에 올라 있다.

김효주(22·롯데)는 지난 시즌 바하마 클래식에서 개막전을 우승으로 장식해 2016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시즌 중반 이후 슬럼프를 겪으며 세계랭킹이 4위에서 25위로 떨어졌다. 실망스러운 한 해를 보냈다고 자평한 김효주는 지난해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오랜 스승인 한연희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함께 태국에서 체력훈련 위주로 맹훈련 중이다. LPGA투어에서 2015년 1승, 2016년 1승을 거둔 3년차 김효주는 더도 말고 시즌 2승을 거두는 게 새해의 꿈이다.

지난해 3승을 올려 태극 낭자 가운데 최다승을 기록한 장하나(25·비씨카드)는 새해엔 국내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고 LPGA투어에 전념해 2016년을 뛰어넘는 성적을 내겠다는 각오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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