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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을 주고받는 순간 만큼은 진심이다. 열심히 노력해 성취를 맛보고, 남몰래 흘린 땀과 눈물을 위로받고 격려받을 때 한없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그래서 상을 받는 사람들은 아름답다. 상을 주는 사람들, 상을 받는 것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감동한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고도 수락 여부를 밝히지 않아 애태웠던 밥 딜런은 “말문이 막혔다. 너무 영광스러운 상에 정말 감사하다”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선약을 이유로 끝내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고 스웨덴 한림원에 보낸 수락 연설문을 통해 “누군가 나에게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했다면 아마도 나는 그 가능성을 달 위에 서는 확률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어도 그가 노벨상 수상을 정말 영광스럽게 여기는지 반신반의했다. “내 노래가 문학인지 생각해 볼 시간을 갖지 못했지만 스웨덴 한림원이 그 질문에 대한 멋진 답을 주신 데 감사한다”는 말을 듣기까지는 그랬다.

지난 연말 TV 연예인 시상식은 식상했지만 겸손과 감사하는 마음으로 풍성했다. 많이 부족한데 과분한 상을 받았다는 미안함, 채찍질해주고 용기를 준 동료 배우들과 제작진에게 전하는 고마움, 이들에게 박수와 찬사를 아낌없이 보내는 참석자들로 따뜻했다. 여기에 빛나는 수상 소감이 화룡점정을 찍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절대 참을 이길 수 없다. 남편은 결코 부인을 이길 수 없다”는 차인표의 재치 있는 소감에서 “다르다고 해서 불편함으로 받아들이면 그 불편함은 우리의 배려심으로 포용하고 어울릴 수 있지만, 그것을 위험하다고 받아들이고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게 되면 어우러진 좋은 개인, 사회, 국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한석규의 뼈 있는 소감까지.

아직 상을 받아보지 못한 분들, 혹은 더 큰 상을 기대하는 분들은 작심삼일 계획 대신 올 연말 받고 싶은 상을 생각하며 수상 소감을 미리 준비해 볼 것을 권한다, 미국 영화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뉴욕대 티시 예술대학 졸업식에서 한 축사의 한 구절을 떠올리면서. “모두 잘할 수 있을 겁니다. 나가서 꿈을 펼치세요. 그리고 항상 기억하세요. 다음(next)이라는 말을요.”

김기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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