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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전주원’ 불린 윤예빈 3년만에 데뷔전 “설레요”

입력 : 2017-01-06 06:00:00 수정 : 2017-01-05 20: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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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눈에 띄는 신성이 보이지 않던 여자프로농구(WKBL)는 이번 시즌 샛별 풍년이다. 부천 KEB하나은행 ‘지염둥이’ 김지영(19)을 시작으로 ‘보물센터’ 박지수(19·청주 KB국민은행) 등 팀마다 새 얼굴들은 감초 같은 활약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런 가운데 올해를 빛낼 또 한명의 예비스타가 출격 준비를 하고 있다. 용인 삼성생명 장신(180㎝) 가드 윤예빈(20)이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5일 “컨디션이 괜찮으면 9일 KB와의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 먼저 뛰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 윤예빈이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인 윤예빈은 두 차례 수술을 하느라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고 이달 처음 프로 코트를 밟을 예정이다.용인=이제원 기자
온양여고 출신 윤예빈은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윤예빈은 고교 3학년 때 무릎 십자인대를 다쳐 경기를 제대로 뛰지도 못했지만 고교 1학년부터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모두 소화할 수 있어 ‘제2의 전주원(아산 우리은행 코치)’으로 불렸다. 고교 시절 윤예빈은 득점뿐 아니라 양손 드리블, 패스 등 다재다능한 인재로 꼽혔다. 특히 가드지만 큰 키는 국제 대회에서 외국 선수들과 붙을 때 경쟁력이 있어 기대를 모았다. 


윤예빈은 2년 전 드래프트에서 최고 순위로 지명됐지만 아직 프로 무대에서는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삼성생명에 입단한 윤예빈이 향한 곳은 코트가 아니라 재활실이었다. 고3 때 받은 십자인대 수술 탓에 바로 뛸 수 없었다. 수술 후 6개월쯤 재활해야 하기 때문에 애초 한 시즌만 거르면 코트에서 뛸 것이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윤예빈은 지난해 5월 고교 때 다쳤던 같은 부위의 인대와 반월판이 또 손상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일본으로 건너가 두번째 수술을 무사히 마친 윤예빈은 이번 시즌에도 한 경기조차 못 뛴 채 넘길 뻔했지만 회복이 빨라 데뷔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


윤예빈은 2년 가까이 계속된 수술과 재활의 반복을 터널 속 어둠으로 비유했다. 앞을 보고 계속 걷는데 빛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단다. 특히 다른 종목 관계자들이 갓 스무살 된 어린 선수가 재활실을 터전 삼아 들락날락하니 곱게 보지 않았다. 삼성생명의 연습장인 용인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는 여자농구단뿐 아니라 남자농구, 배구, 탁구, 레슬링 등 삼성 계열 스포츠단이 대거 들어와있다. 재활실에서 여러 종목 선수를 만나는데 다른 사람은 재활을 마치고 실전을 뛰는데 윤예빈은 홀로 오래토록 남아있어 자괴감에 빠지곤했다. 최근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윤예빈은 “사실 우울증에 걸린 적도 있다. 애써 긍정적으로 처한 상황을 생각하려고 했지만 일대일 상담이 되레 더 답답한 적도 있었다”며 “그래도 저를 믿고 기다려주시는 감독님, 코치님 그리고 도와준 선생님들을 생각하니 포기할 수 없었다”고 극복 과정을 설명했다.

윤예빈은 본격적인 팀 전술 훈련 합류에 앞서 슛 연습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그는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조금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자신감은 줄었지만 친구 김지영만 보면 없던 힘이 생긴다. 프로 데뷔전을 앞둔 윤예빈에게 가장 큰 자극은 친구 김지영의 활약이다. 김지영 관련 질문이 나오자 윤예빈은 기다렸다는 듯 “지염둥이(김지영의 별명)를 볼 때마다 이를 갈고 있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2년 전 신인 드래프트 때는 1순위로 윤예빈이 주목받았다면 요즘에는 김지영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상황이다. 윤예빈이 잊힌 사이 김지영은 데뷔 2시즌 만에 알을 깨고 나왔다. WKBL에서 내로라하는 선배들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해 이번 시즌에는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맹활약을 하고 있다. 윤예빈은 “최근에 프로 와서 뜨더니 지영이가 변했다. 단체 채팅방이 있는데 바빠서 그런지 말도 잘 안 한다. 그래서 지영이만큼은 꼭 이기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용인=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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