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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인삼공사 돌풍의 원동력, 서남원 감독의 '밀당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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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05 19:43:06 수정 : 2017-01-05 19: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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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KGC인삼공사는 올 시즌 리빌딩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그 원동력에는 잘하면 무조건 기회를 주는 서남원 감독의 ‘밀당 리더십’이 있다.

KGC인삼공사는 2016~17 V-리그를 앞두고 선수단에 큰 변화가 생겼다. 지난 몇 년간 팀의 왼쪽 측면을 책임졌던 ‘동갑내기 레프트 듀오’ 백목화-이연주가 FA 자격을 얻었지만, 원소속팀과 재계약하지 않고 프로무대 은퇴라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 부임하자마자 전력 손실을 입은 서 감독은 원점에서 시작해 새판을 짜기로 했다. 세터로 뛰던 한수지를 센터로 돌리고, 센터로 뛰던 장영은을 레프트로 전향시켰다. 그리고 원포인트 서버 등 제한적인 역할만 맡았던 최수빈과 김진희를 주전급 선수로 키웠다. 지난해 9월 실시한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레프트 최대어로 꼽히던 지민경까지 품으면서 장영은-최수빈-김진희-지민경으로 이어지는 레프트 라인을 갖추게 됐다.

서 감독의 원칙은 하나다. 기회를 줬을 때 잘 한 선수는 다음 경기에도 기회를 준다는 것. 강팀은 주전과 백업이 확고부동하다. 그러나 KGC인삼공사는 이제 새 판을 만들어가는 팀이기에 선수들에게 열심히 하고자하는 동기를 만들어주기 위해선 누구나 스타팅 멤버로 뛸 수 있다는 희망을 마련해 주는 게 중요했다.

KGC인삼공사와 도로공사의 2016~17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5일 대전 충무체육관. 사전 인터뷰 때 서 감독에게 레프트 두 자리 스타팅 멤버를 묻자 “지난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김)진희가 잘 해줬다. 잘 한 선수에게 기회를 준다는 원칙 하에 김진희에게 기회를 주려고 한다. 그리고 리시브 안정을 위해 넷 중에 리시브가 가장 나은 최수빈을 다른 한 자리에 넣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장영은과 지민경에 비해 기회를 덜 얻었던 김진희는 새해 첫날 열린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서브에이스 4개 포함 14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김진희와 최수빈은 둘 다 신장이 1m75로 단신이라 사이드 블로킹이 낮아지지 않냐고 되묻자 서 감독은 “그렇긴 하지만, (김)진희가 서브가 좋다. 블로킹을 조금 포기하는 대신 진희의 서브 능력에 기대를 건다. 만약 서브가 시원찮고 블로킹에서도 약점이 뚜렷해지면 그땐 (장)영은이나 (지)민경이 투입해야죠”라고 답했다.

김진희는 서 감독이 부여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블로킹 1개와 서브득점 1개 포함 11점(공격 성공률 40.90%)을 올리며 KGC인삼공사의 3-0(26-24 25-15 25-16) 완승에 힘을 보탰다. 팀에서 가장 많은 리시브(12/27, 1개 실패)를 받은 최수빈도 리시브 성공률 40.74%를 기록하며 알토란 같은 7점을 보태며 제 역할을 다 해냈다. 2연승을 달리며 5할 승률(9승9패)을 회복한 KGC인삼공사는 승점 3을 보태 승점 27로 3위 현대건설(승점 29, 10승7패)과의 격차를 줄이며 3위로 올라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 뒤 서남원 감독에게 김진희가 다음 경기에도 선발로 나설 수 있는 활약을 했냐고 묻자 “살짝 애매하다”고 말하며 웃은 뒤 “다음 경기가 8일 흥국생명전인데 김수지나 김나희의 이동공격이 많아 블로커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김진희를 선발로 넣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진희 서브가 초반엔 효과를 못 보다 나중에 먹히더라. 원래 ‘인생경기’ 하면 다음에는 죽 쓰기 마련인데, 오늘은 수비도 잘 해주고 블로킹과 공격에서도 제 몫을 다 했다”고 치켜세웠다.

다음 경기에서 승점 3을 챙기면 3위까지 도약할 수 있다고 말하자 서 감독은 “항상 그런 상황에서 경기를 지더라. 흥국생명이 강팀이긴 하지만, 잘 준비해서 한 번 이겨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경기 뒤 수훈선수로 선정돼 인터뷰실을 찾은 김진희는 “감독님이 컨디션이 좋고 전 경기에 잘 한 선수를 다음 경기 선발에 넣어주시니까 동기부여가 된다. 작년까지만 해도 기회가 많이 없었는ㄷ, 이제는 돌아가면서 기회를 부여받으니 코트 위에서 나를 어필하고 내 기량을 보여주려고 하다보니 레프트 4명 모두가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다른 3명의 레프트 선수들에 비해 기회가 적었다. 높이도 좀 낮고, 리시브 능력도 부족한 것을 제 자신이 잘 알고 있지만, 인정하지는 않는다. 결국 코트 위에서 누가 더 자신있게 하느냐 아닌가”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전=남정훈 기자 che@segye.com
사진 제공: 발리볼코리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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