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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 개'를 환자와 함께 태운 英 구조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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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10 10:36:49 수정 : 2017-01-10 23: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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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80대 여성이 구토와 복통 증세로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떠돌이 개와 함께 구급차에 탔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의료당국이 최근 사과에 나섰다. 개를 구한다는 인도적 차원에서 한 일로 알려졌으나, 정상적인 환자 이송이 아닌 것만은 분명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와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잉글랜드 케임브리지셔주에 사는 브렌다 윌딩(86)은 작년 11월12일 구토와 복통 등의 증세를 호소해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런데 달리던 구급차가 갑자기 중간에 멈췄다. 침대에 누운 터라 상황 파악이 안 된 브렌다의 귀에는 개를 주제로 이야기하는 구조대원의 말만 들렸다.

 

구토와 복통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지던 브렌다는 구급차에 탄 검은 래브라도 한 마리를 발견했다.


브런다에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검은 래브라도 한 마리가 구급차로 껑충 뛰어오르자 당황한 브렌다였지만 “괜찮으냐”는 구조대원의 질문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당장은 병원에 가는 게 급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브렌다에게 이야기를 들은 가족은 처음에 ‘너무 아파 기억이 뒤섞인 것 아닌가’라고 의심부터 했다고 한다. 하지만 브렌다가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자 손녀 저스틴 버처(46)가 의료당국에 진상 조사를 의뢰했다.

브렌다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것을 안 저스틴은 화가 났다. 환자를 싣고 가던 구급차가 떠돌이 개를 함께 태웠다는 걸 이해할 수 없어서다. 환자 위생이 중요한 상황에서 균을 퍼뜨릴지 모르는 개가 옆에 있었다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고 한다.

저스틴은 “개가 할머니 위로 뛰어오르는 걸 구조대원이 막았다고 해도 엄청 불쾌하다”며 “환자에게 매우 비위생적”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당시 할머니는 몸이 약했고, 잘못했다가는 개가 퍼뜨린 병균에 감염될 수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불거진 뒤 구조대원들은 브렌다가 주인의 연락처가 새겨진 개목걸이가 집에 있는 것과 비슷하다면서 미소까지 지었다고 밝히면서 책임 회피에 급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출동할 구조인력이 부족해 부득이하게 개도 태울 수밖에 없었다고도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저스틴은 “개목걸이를 칭찬했다고 해서 개와 함께 구급차를 타고 싶다는 뜻은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구조대 관계자는 브렌다와 저스틴을 비롯해 이들 가족에게 최근 정식 사과했다.

이 관계자는 “구조대는 환자 이송 원칙을 어겼다”며 “할머니를 불편하게 해 굉장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원들도 아무리 위험에 처했을지라도 떠돌이 개를 환자와 함께 태워야 할 책임이 없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메트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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