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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헌법 22조는 안녕하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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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11 01:10:34 수정 : 2017-01-11 01: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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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은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미국 사회와 트럼프 간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할리우드가 다시 트럼프 당선인을 공격했다. 배우 메릴 스트리프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트럼프의 인종주의, 언론 혐오를 지적하며 “이곳 시상식장에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비난받고 있는 분야에 있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면서 “바로 외국인들과 미디어 종사자들”이라고 비꼬았다. 스트리프는 트럼프가 뉴욕타임스 장애인 기자를 조롱한 사실도 떠올리며 “트럼프를 견제하기 위해 언론을 지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트럼프는 트윗을 통해 “할리우드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여배우들 가운데 한 명인 메릴 스트리프는 나를 모른다. 그녀는 (대선에서) 대패한 힐러리 아첨꾼”이라고 응수했다.

미국에서 ‘반트럼프 풍조’가 거세다. 남자배우 로버트 드니로는 “트럼프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싶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트럼프 당선을 가리켜 ‘미국 건국 240년 만의 대재앙’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미국 밖에서도 ‘지구촌 재앙’이라는 평가가 많다. 세계의 슈퍼파워 미국 대통령을 향해 거침없는 조롱과 비난을 쏟아내는 것을 보면 미국 수정헌법 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여전히 건재한 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21조. 프리덤하우스가 매년 발표하는 ‘언론자유 보고서’에서 한국의 언론자유 순위는 2011년 이후 내리막길이다. 한국은 6년째 ‘부분적 언론자유국’에 머물러 있다. 정부의 언론 장악 시도, 언론 상대 명예훼손 소송 남발 등이 언론자유 점수를 깎아 먹었다.

그렇다면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22조는? 정부 주도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동이 한국 권력의 몰골을 드러내고 있다. ‘건전 가요’와 ‘대한늬우스’ 시절로 돌아가자는 것인데, 정작 걱정되는 것은 블랙리스트 소동 이후다. 자기검열이다. ‘반정부 인사’ 스트리프는 트럼프가 말귀를 못 알아들을까봐 그랬는지 쐐기를 박았다. “무례는 또 다른 무례를 낳고 폭력은 또다시 폭력을 부른다. 권력자가 자신의 힘을 다른 이를 괴롭히는 데 사용하면 우리는 모두 패배한다.”

김기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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