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시간' 비상식적 답변은 의혹을 더 키우고

박 대통령 제출한 행적 '허술'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헌법재판소의 3차 변론기일에 제출한 ‘세월호 7시간’ 행적은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더욱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세월호 참사 1000일 만에 내놓은 구체적인 해명치고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가고 엉성한 데가 적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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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세월호 참사 상황 늑장 인지

헌재의 세월호 참사 관련 탄핵심리는 ‘박 대통령이 구조의무를 의식적으로 소홀히 했느냐, 아니냐’로 압축된다. 박 대통령으로선 세월호 참사를 인지한 시점부터 구조행위에 적극 나섰음을 입증하면 해소될 일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 측의 답변서를 보면 상식과 동떨어진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10시쯤 국가안보실의 첫 보고에 이어 ‘370명 구조인원은 사실이 아니다’는 정정보고를 오후 2시50분쯤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 소식은 당일 오전 8시52분 승객 최모군이 119에 “살려 달라”고 전화하면서 당국에 접수됐다. YTN이 오전 9시19분에 ‘진도 부근 해상 500명 탄 여객선 조난 신고’라는 방송자막을 내보내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언론의 ‘전원구조’ 오보는 MBC가 오전 11시1분에 내보냈다가 22분 후 정정했고, YTN도 오전 11시3분에 보도한 뒤 31분이 지나 정정했다. 결국 박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발생 소식은 1시간 뒤, 전원구조 오보는 3시간30분이나 늦게 알았다는 얘기다.

대리인단은 “박 대통령이 텔레비전도 못 봤느냐”는 지적을 의식한 듯 “관저 집무실에 텔레비전이 없다”고 했다. 이 역시 “언론 오보로 혼돈이 거듭됐다”는 청와대의 공식 해명에 비춰 석연치 않다. 텔레비전을 안 봤다는 박 대통령이 부실 대응 책임을 언론 오보 탓으로 돌리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전화통화도 미스터리다. 박 대통령은 당시 김석균 해양경찰청장과 최원영 청와대 고용복지수석,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과는 7번이나 통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 수석을 제외한 김 실장과 김 청장과의 통화기록은 증거로 제출하지 않았다.

특히 ‘보고수령’이 아닌 ‘지시’를 기준으로 보면 박 대통령은 오전 10시30분쯤 김 청장에게 전화한 이후 오후 2시11분쯤 김 실장과 통화할 때까지 아무런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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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재택근무 체제”

박 대통령이 평일에 국가적인 대형참사가 발생했는데도 청와대 본관 집무실이나 상황실로 가지 않고 관저에 머무른 것을 놓고 대통령의 불성실한 직무수행의 증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리인단은 “대통령의 일상은 출퇴근이 아니라 24시간 재택근무 체제”라며 “청와대는 어디서든 보고를 받고 지시, 결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박 대통령이 첫 보고를 받기 전인 오전 10시까지 관저에서 무엇을 했는지는 ‘외교안보수석 서면 보고 검토’(09:53) 외에 밝히지 않았다.

대리인단은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에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에게, 점심식사 직후에는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에게 관저에서 세월호 관련 상황을 대면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날 관저 출입은 대통령의 구강 부분에 필요한 약(가글액)을 가져온 간호장교(신보라 대위)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 직전 들어왔던 미용 담당자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모순되게 답변했다.

박현준·김민순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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