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 용의자, 무기징역…태완이법 첫 사례

16년 전 전남 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3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떨어졌다.

지난 2015년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폐지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일명 태완이법) 시행 이후 사실상 첫 유죄 선고 사례로 알려졌다.

11일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강영훈)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강간 등 살인)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39·당시 24세)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위험한 방법으로 여고생을 살해했고, 범행 후 옷을 벗기고 방치했다. 행적을 조작하고 예행연습까지 하며 치밀하게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고생이 꿈을 펼치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었다. 아버지도 이후 괴로워하다가 안타깝게 숨진 점을 참작했다"고 엄벌에 처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2001년 2월4일 새벽시간대(동틀 무렵 추정) 나주 드들강변에서 당시 여고 2학년생이던 A(17)양을 성폭행하고 목을 조르며 강물에 빠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해 8월 초 기소됐다.

김씨는 사건 발생 당일 오전 3시30분쯤 광주 남구 한 지역에서 박양을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약 15.5㎞ 가량 떨어진 전남 나주 드들강변으로 데려간 뒤 이 같은 짓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16년전 일어난 사건이어서 '범인이다'는 검찰과 '아니자'는 김씨는 법정에서 치열하게 맞섰다.

15년 만의 기소 과정에 감정을 담당했던 법의학자는 증인으로 나와 "성폭행(검찰 전제) 뒤 비교적 빠른 시간 내 피해자가 숨진 것으로 보인다. 성관계 직후 사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성폭행과 사망 시점이 밀접하다"고 했다.

이는 A양을 성폭행한 범인이 살인까지 실행한 것이 확실시 된다는 취지의 의견이다.

당시 A양의 몸속에서는 김씨의 DNA가 검출됐다.

김씨 변호인은 "2014년 검찰에서 이미 불기소처분을 받은 사건이다. 법의학자들이 내린 감정 결과는 한 가지를 전제로 하고 있는데 이 전제가 잘못됐다"며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했다.

김씨도 "맹세코 공소사실에 적시된 범행을 저지른 적이 없다"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김씨는 이 사건 기소 전 다른 강력사건(강도살인 및 사체유기죄)의 피고로 법정에 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검찰과 경찰은 태완이법 시행 이후인 2015년 말부터 드들강 살인사건에 대한 전면 재수사에 나선 끝에 김씨를 15년6개월여 만에 기소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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