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항일전쟁 기간 8년→14년 늘려

기점 1931년 9·18사변으로 변경/애국심 고취·역사전쟁 강화 의도

중국이 올봄부터 초·중·고교 교과서 항일전쟁 역사를 8년에서 14년으로 전면 수정하기로 했다. 애국의식을 고취하는 동시에 대일 역사전쟁도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교육부는 최근 항일전쟁 기간을 기존 8년에서 14년으로 늘리는 내용의 교과서 개정을 각급 교육기관에 지시하고 봄학기부터 전면 적용하기로 했다고 인민망과 신경보 등이 11일 보도했다. 중국 교육부는 “일본의 중국 침략 죄행을 전면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중국은 1937년 7월7일 베이징 교외의 루거우차오(盧溝橋)에서 발생한 ‘7·7사변’(루거우차오사건)에서부터 1945년 8월 일본이 항복할 때까지의 ‘8년항전’을 항일전쟁 역사로 봤다. ‘7·7사변’은 일본군이 1937년 7월7일 밤 “중국이 사격을 가했다”는 이유로 루거우차오 지역을 점령한 사건이다. 일제의 중국 대륙 침탈의 신호탄이 된 이 사건을 계기로 중국에서 본격적인 항일전쟁이 시작됐다는 게 그동안의 정설이다.

이번에 교육부가 전면 적용키로 한 ‘14년 항전’은 ‘7·7사변’ 6년 전인 1931년 9월18일 9·18사변(만주사변)이 항일전쟁사의 기점이다. 일제가 만주를 기습 점령한 9·18사변은 국부항전의 시발점 정도로 간주됐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015년 항일전쟁·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70년 전 중국 인민이 장장 14년간에 걸친 지극히 어렵고 힘든 투쟁을 거쳐 항일전쟁의 위대한 승리를 얻어내고 세계에 반파시스트 전쟁의 완전 승리를 선언했다”고 밝힌 이후 ‘14년 항전’의 교과서 수록 작업이 구체화했다.

중국의 이 같은 역사 확장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류웨이카이(劉維開) 대만 정치대 역사학과 교수는 “중국의 이번 조치는 항일전쟁사에서 공산당의 역할과 위상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14년 항전’ 주장으로는 전면적인 항일전쟁이 개시됐던 루거우차오 사건의 의미를 설명할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신동주 특파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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