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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자국 우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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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12 00:54:03 수정 : 2017-01-12 00: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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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대선을 코앞에 두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미국 시사주간 ‘타임’ 표지에 실렸다. 타임은 인터넷판에서 ‘독재자의 딸(The Strongman’s Daughter)’이란 제목으로 박 후보의 인생 역정 등을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새누리당은 ‘강력한 지도자의 딸’로 제목을 해석해 논란을 불렀다. 지금 봐도 코미디다. 타임은 ‘더 딕테이터스 도터(The Dictator’s Daughter)’로 정정했다. 스트롱맨은 ‘실력자’ ‘강력한 지도자’와 함께 ‘독재자’라는 뜻도 갖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등. 스트롱맨들은 박 대통령과 달리 여전히 건재하다. 푸틴과 아베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60% 이상 지지율을 기록했다. 국내 정치를 겨냥한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내세워 인기를 구가 중이다. ‘난민의 무티(엄마)’로 불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4연임 도전 선언 후 지난해 11월 첫 연설에서 자국 우선주의에 근거한 포퓰리즘에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9일 강력한 난민 추방 의지를 보이며 표변했다. 그녀마저 선거 때문에 후퇴한 셈이다.

자국 우선주의의 진앙은 도널드 트럼트 미 대통령 당선자다. 20일 트럼프 취임은 ‘팍스 아메리카나’의 종말을 뜻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트럼프가 자국의 경제적 이득을 위해 세계 패권을 내놓고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는 도요타를 압박해 “미국에 1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굴복을 받아냈다.

정유년 들어 한반도 주변 정세가 위태롭다. 중국은 한국 화장품 수입까지 불허하며 사드 보복을 강화하고 일본은 ‘소녀상’ 설치 문제로 국민 분노를 사고 있다. 대통령 탄핵 사태를 맞은 우리로선 외교·경제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국익을 위한 정부와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이 절실하다. 그러나 조기 대선에 정신 팔린 여야는 ‘자당 우선주의’에 빠져 국익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경제도 정치에 휘둘리는 ‘폴리코노미(Poli-conomy)’가 득세할 거라는 경고까지 나온 터다. 선심성 공약으로 경제가 올해 더 숨을 못 쉴 것 같아 걱정이다.

허범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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