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광주 전일빌딩 내 총탄 흔적은 5·18 당시 군 헬기 사격 추정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17-01-12 16:38:24 수정 : 2017-01-12 16:38:2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광주 옛도청 옆 전일빌딩의 총탄 흔적들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군 헬기에서 사격한 상황으로 유력하게 추정된다는 첫 정부보고서가 나왔다. 그동안 5·18당시 군 헬기의 공중 사격이 있었다는 증언들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2일 광주시에 이같은 내용의 전일빌딩 총탄흔적에 대한 최종 감정결과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해당 감정서는 국과수가 광주시 의뢰로 지난해 9월부터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벌인 총탄흔적 현장조사 결과를 담은 공식보고서다.

보고서는 전일빌딩에서 발견된 총탄흔적은 모두 185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 최상층(10층) 천장에서 발견된 탄흔. 연합뉴스
국과수의 탄흔에 대한 검토결과 전일빌딩 외벽에서는 구경 5.56mm나 구경 0.3인치 탄환에 의한 탄흔으로 유력한 흔적 35개가 확인됐다.

전일빌딩 10층에 위치한 기둥, 천장 텍스, 바닥 등지에서 150개의 탄흔을 식별했다. 발사 위치는 호버링 (정지)상태의 헬기가 고도만 상하로 변하하면서 사격한 상황을 유력하게 추정했다.

국과수가 지칭한 '호버링(hovering)'은 항공기 등이 일정한 고도를 유지한 채 움직이지 않는 상태를 뜻하는 공학 용어다.

전일빌딩은 1968년 12월 7층 건물로 준공된 전일빌딩은 4차례 증·개축을 거쳐 10층 규모인 지금 모습을 갖췄다. 5·18 당시에는 옛 전남도청 광장, 분수대에서 쫓겨온 시민이 계엄군을 피해 몸을 숨겼던 곳이기도 하다.

광주도시공사는 소유주 부도 등으로 경매에 나온 전일빌딩을 138억원에 매입했다.

광주시는 전일빌딩을 복합문화센터와 관광자원화를 위한 시설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며 이달 중으로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발주, 내년 2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찾아낸 총탄 자국을 계기로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헬기 총격의 전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5·18당시 헬기 총격에 대한 증언이나 주변 정황은 많다.

'5·18 시민군 상황실장' 박남선(63) 씨는 1989년 2월 23일 열린 국회 5·18 광주민주화운동진상조사특별위원회(광주특위) 29차 청문회에 출석해 "계엄군이 헬기에서 기관총을 난사했다"고 증언했다.

1980년 5월 당시 시민수습위원장을 맡았던 고(故) 조비오 신부, 적십자대원으로 활동했던 이광영 씨, 시민목격자 정낙평 씨, 광주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던 아놀드 피터슨 목사도 계엄군의 헬기 총격을 증언한 바 있다.

정수만(71) 5·18연구소 비상임연구원도 전투병과교육사령부(전교사)가 1980년 9월 육군본부에 제출한 '광주 소요사태 분석 교훈집' 일부를 최근 공개했는데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 요청과 항공기가 무장 시위 및 공중화력 제공을 수행하도록 한 내용이 나와 있다.

광주시는 전일빌딩이 갖는 역사성 상징성을 고려해 전일빌딩내에 추념공간을 마련할 방침이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총탄흔적이 헬기에서 사격으로 유력하게 추정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만큼 정부는 서둘러 5·18진상을 완벽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