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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프리즘] 조형기 배우 지망생 아들도? 갈등도 홍보수단이 된다면…

입력 : 2017-01-12 17:13:56 수정 : 2017-01-13 07: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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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형기(사진 왼쪽)의 둘째아들 조경훈이 화젯거리로 부상했다. 관계 개선을 위한 부자(父子)의 방송 출연 후 훈훈한 외모를 칭찬하는 기사가 온라인을 채우는 등 인기 상승세다.  

조형기-조경훈 부자는 27년간 단절된 대화와 그로 인한 소원한 관계를 풀고자 EBS '리얼극장 행복'에 함께 출연했다. 방송에서 두 사람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을 함께 떠나 서로 마음을 이해해 갔다. 

오랫동안 대화가 단절된 부자의 관계는 냉랭했다. 조형기는 "서로 바쁘고 아들도 학교 다닐 때는 일주일 내내 이야기 못한다. 일학년 때는 열흘도 이야기 안한 것 같다"고 털어놨고, 조경훈은 "필요에 의해서 (대화)한다. 대화라기보다 대답 정도다"라고 말했다. 

여행에 함께 나선 부자는 평소 대화가 많지 않았기에 어색하기만 했고, 그렇게 시작한 대화마저 금세 끝났다. 여행 첫날은 대화 한마디 없이 서먹했지만, 점차 부딪히면서 가까워졌다. 

조경훈은 "가끔 연극과에 간 걸 후회할 때도 있다. 연극학과를 나왔다고 하면 관련 직업이 아니고선 뽑지 않는다. 초조하고, 친구들을 보면 샘도 난다"고 그동안 품어왔던 깊은 고민을 꺼냈다. 이에 조형기는 "내가 별 이야기는 안했어도 생각 이상으로 네가 잘했다. 네가 연기에 재주가 있다고 본다"며 격려했다.

조경훈이 털어놓은 진로 고민은 소원했던 아버지에게 진심을 꺼내보인 제스처로 보인다. 그러나 시청자가 조경훈의 고민에 쉽게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버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방송 출연이었다고 하지만, 유명한 아버지 덕에 출연한 방송에서 보통 연기지망생이 걱정하는 불투명한 미래를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이질감을 갖게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앞서 조형기는 YTN '김정아의 공감 인터뷰'에서 아들 조경훈이 연기자 수업 중인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조형기는 "이 세계가 아빠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도움을 주고 싶지 않다"며 "'배우를 만만하게 생각하나' 싶어 고교 1학년 때 아들의 능력을 보려고 친한 PD에게 간단한 역할을 부탁한 적 있다. 시트콤을 두달간 나오는 걸 지켜보니 안 떨더라. 가능성 있겠다는 판단으로 연극영화과 지망을 허락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조형기가 배우를 꿈꾸는 아들과 관련해 내비친 걱정과 우려는 시청자에게 이질감을 줄 수도 있는 대목이다. 보통 아버지였다면 시트콤 출연 경험을 시켜준다는 것이 가당찮은 일인가. 이와 함께 방송에서 아버지의 입에 언급된 것만으로도 그 아들은 쉽게 존재를 알리는 홍보 기회를 얻은 셈이다.  

조형기 부자의 방송 출연을 두고 목적의 순수성을 의심하게 되는 건 유명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갈등마저 출연 기회를 얻는 명분이 됐다는 의심을 떨치기 힘들어서다. 평범한 연예인 지망생에게 방송 출연 기회를 쥐는 일은 노력과 운이 따라줘도 쉽지 않다. 분명 연예인도 여느 가정이 겪는 보통의 고민을 안고 있다. 하지만 유명 연예인 아버지를 둔 배우 지망생 자녀가 방송매체를 통로로 삼아 털어놓는 고민은 일반적인 시청자의 공감을 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연예인의 자녀가 부모의 유명세를 통해 손쉽게 방송 출연 기회를 얻는 현상은 이미 공공연해졌다. 더불어 연예인 자녀가 방송을 통해 얼굴을 알린 뒤 배우나 모델, 가수 등으로 연계계 진출 경로를 모색하는 일도 많아졌다.    

이른바 '금수저 연예인'을 두고 여론은 그리 좋지 않다. 물론 다분한 끼와 재능을 지닌 연예인 자녀를 상대로 부모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금수저 테두리'에 가두는 것이 역차별이라는 반론도 존재하지만, 태생적인 조건이 '특혜'로 여겨지는 일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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