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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Sports] 오리알 된 MLB 거포 바티스타의 ‘희망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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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12 20:18:52 수정 : 2017-01-12 22: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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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막힐 듯 치열한 경쟁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갈수록 압박감에 숨이 막혀온다. 능력 있는 후배들의 추격은 더욱 거세지고. ‘과연 나에게 더 발전할 여지는 있는 걸까. 혹시 여기까지가 내 한계가 아닐까.’ 이런 생각이 시시각각 머릿속을 맴돌며 정신을 어지럽히기도 한다.

미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홈런타자 호세 바티스타(사진)는 이처럼 자신감을 잃은 이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돼주는 선수다. 바티스타는 재능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메이저리그에서 흔치 않은 ‘대기만성’형 스타다. 그가 홈런왕에 오르며 비로소 대중에 이름을 각인시킨 것이 30세이던 2010년이다.

그가 재능은 있었지만 단지 기회가 없었던 ‘흙속의 진주’도 아니었다. ‘각성’ 이전까지의 바티스타를 설명하는 단어는 ‘평범함’이다. 북중미의 야구강국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바티스타는 20세이던 2000년 아마추어 드래프트에 참가해 20라운드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겨우 지명됐을 정도로 아마추어 시절부터 전혀 주목받지 못하던 선수였다. 우여곡절 끝에 마이너리그 경력 3년 만에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빅리그 입성에 성공하지만 불과 16경기 만에 방출되고 만다. 이후 탬파베이 데블레이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뉴욕 메츠 등 여러 팀에 잠시 적을 두었다가 다시 친정팀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돌아온다. 그야말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인생이다. 이 한 해 동안 바티스타가 소속돼 있던 팀이 무려 5개. 이제 막 꿈을 펼쳐나갈 시절에 4차례나 방출 통보를 받은 젊은이의 마음은 어땠을까.

이후에도 피츠버그와 토론토를 거치면서 외야와 내야 모든 포지션을 ‘땜빵’하는 유틸리티맨으로 명줄을 이어가던 그에게 드디어 대망의 2010시즌이 다가온다. 서른 줄에 들어선 이 한 해 동안 바티스타는 그야말로 폭발한다. 타격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여 바꾼 타격폼이 보기좋게 성공하며 161경기에 출장해 54개의 타구를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2010시즌 이전까지 그가 쳐낸 전체 홈런수 58개 육박하는 숫자를 한 시즌에 기록했다.

한순간에 대스타가 됐지만 그의 실력을 바라보는 의구심의 눈초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한 시즌 반짝하고 사라지는 ‘깜짝스타’가 될 것이라는 평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후로도 바티스타의 반짝임은 사라지지 않았다. 매년 30개 이상의 홈런을 쳐내는 대표적인 슬러거로 이제 야구팬이라면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더 이상 없다. 고향인 도미니카뿐 아니라 중남미 출신 선수들의 큰형 역할을 하며 후배들의 귀감도 되고 있다. 매일 수많은 재능들과 경쟁하며 자신의 평범함을 자책하는 후배선수들에게 스스로에 대한 의심과 자괴감을 극복하고 재능을 꽃피운 바티스타의 존재는 큰 힘이 되고 있다.

바티스타는 올해 들어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다. 상황은 2010년 시즌 이후와 비슷하다. 그의 나이 어언 37세. 토론토에서 성공적인 선수생활을 마치고 자유계약시장에 나섰지만 노장인 그를 선뜻 영입하겠다는 팀이 나서지 않고 있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나는 아직도 많은 홈런을 칠 수 있다”면서 장기계약서를 던져줄 팀을 찾고 있는 중이다. 선수생활 동안 언제나 그랬듯 바티스타는 또 한번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과연 바티스타는 또다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숨막힐 듯 치열한 경쟁의 세계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평범함을 딛고 특별함이 된 호세 바티스타의 생존을 자연스럽게 응원하게 된다.

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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