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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로그인] 문제는 계란값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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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13 01:03:33 수정 : 2017-01-13 01: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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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대신 순두부와 강황 가루를 넣어 부치면 계란옷을 입힌 효과가 난다.’

설날 차례상에 올릴 전을 계란 없이 만드는 방법이다. 한 판에 1만원 수준으로 치솟은 계란값에 ‘짝퉁 계란옷’까지 나온 셈이다. 아이디어는 기발하지만 씁쓸함은 감출 수 없다. 색깔이 노랗다고 그게 계란일까.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나 싶다. “여기가 중국인가” “그냥 안 먹고 만다”며 네티즌들도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그야말로 계란은 지금 ‘황금알’ 대접을 받고 있다. 라면, 떡볶이, 냉면 등 SNS에 올라온 음식 사진에서 ‘다행히 계란이 들어 있다’는 내용도 심심찮게 보인다. 오죽하면 1597년이 정유재란(丁酉再亂)이었다면 2017년은 정유계란(丁酉鷄亂)이란 소리가 나올까.

비싸진 건 계란값 하나만이 아니다. 라면, 술, 배추, 두부 등 밥상 물가부터 휘발유 가격, 대중교통 요금, 담뱃값, 부가세 등 안 오른 게 없다. ‘내 연봉만 빼고 다 오른다’는 네티즌의 자조 섞인 댓글이 많은 공감을 얻는 이유다.

그럼에도 정부는 넉넉한 ‘흑자’ 상태다. 지난 11일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초과 세수가 9조원대 후반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뜩이나 팍팍한 삶에 라면에 계란 하나 맘껏 못 까 넣는 국민의 현실과는 온도 차가 크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나라의 패망을 부른 ‘민중 봉기’ 직전 늘상 비슷한 전조가 있었다. 부패한 관료, 가혹한 세금, 벼랑 끝으로 내몰린 민초들의 삶…. 역사는 되풀이된다. 지금 우리 현실이 도탄에 빠진 백성들이 들고일어났던 지난날의 모습과 겹쳐 보이는 건 왜일까. 또다시 그런 일을 겪지 않으려면 정부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나진희 디지털미디어국 소셜미디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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