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세운 민주당 “철저 검증 통해 ‘반풍’ 차단”

“동생·조카의 국제사기극 간판 사용”/‘경남기업과의 관계설’ 첫 관문 될 듯

더불어민주당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귀국일인 12일 철저한 검증을 예고하며 날을 세웠다.

귀국과 동시에 검증에 돌입하며 ‘반기문 바람’을 일찌감치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반 전 총장이 과거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에 이어 동생 기상씨와 조카 주현씨가 뇌물 관련 혐의로 기소된 사실까지 드러나자 검증의 고삐를 바짝 조이겠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한·중 한류콘텐츠 산업 현장 간담회’에 입장해 양복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고용진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동생과 조카가 벌인 국제 사기극의 간판으로 사용된 것이 바로 반 전 총장이다. 반 전 총장은 이 같은 사기극이 벌어질 시기에 사기 피해자 성완종 회장을 만나기도 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반 전 총장의 동생과 조카가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경남기업 소유 복합빌딩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고, 경남기업은 충청포럼 회장으로 ‘반기문 대망론’을 주도한 고 성완종 전 의원 소유의 기업임을 강조한 것이다. 반 전 총장 동생 기상씨가 경남기업 고문이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경남기업과 반 전 총장의 관계가 검증의 첫번째 관문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재문기자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굳이 정치권에 뛰어드시겠다면, 민주당과 반대편에 서시겠다면 저로서도 상대를 안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이해해 달라고 양해를 구한다”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그러나 반 전 총장 검증을 위한 당내 TF(태스크포스) 구성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은 누가 후보가 될지도 모르는데 전혀 성립이 되지 않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당 차원에서 집중 공세에 나설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당 대선주자들은 반 전 총장에 대한 공세를 더욱 끌어올렸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라디오에 출연해 “현재 취임하고 있는 유엔 사무총장이 반 전 총장의 한국 정치의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는 것에 대해서 명백하게 유엔 정신과 협약의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발언했다가 이후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기초한 발언”이라고 정정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문 전 대표는 전날 충청을 방문해 반 전 총장보다 자신이 나은 점으로 “저는 이미 검증이 끝난 사람”이라고 각을 세웠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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