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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속 '재벌개혁·열사추모' 촛불…보수, 태극기·십자가 맞불

관련이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입력 : 2017-01-14 20:32:13 수정 : 2017-01-14 22: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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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총리관저-롯데·SK빌딩 앞 행진
"이재용 등 등 재벌총수 구속하라"
정원스님·박종철 열사 추모도
보수단체, 대학로서 맞불집회
올 겨울 최강한파 속에서도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 연대체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즉각 퇴진, 조기 탄핵 공작정치주범 및 재벌총수 구속'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서울의 한낮 최고기온이 -4도를 기록하는 등 강추위가 기승을 부렸다. 바람도 불어 체감온도는 더 떨어졌지만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열망하는 시민들의 마음까지 꺾지는 못했다.

10만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은 ▲박근혜 즉각 퇴진과 조기탄핵 ▲공작정치 주범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벌총수 구속 ▲제2의 박근혜 구실을 하고 있는 황교안 국무총리 사퇴 등을 촉구했다.

시민들은 또 '박근혜를 구속하라', '범죄자를 감옥으로', '헌재는 탄핵하자' 등을 외치며 박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퇴진행동은 오후 4시30분 시민발언대를 열고 집회를 시작했다. 시민들을 비롯해 각계각층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을 한목소리로 박 대통령의 퇴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속노조 유성영동지회 박범신 부지회장은 "날씨가 매우 추운데 광장 나온 이유가 무엇인가. 국민이 선출해 준 권력을 사유화하고 그 권력으로 국정을 농단한 것들에 대한 분노 때문"이라며 "불법과 편법을 자행하고 국정을 농단한 건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 뿐만이 아니다. 재벌도 한 축에 있다"고 말했다.

본 집회는 오후 5시30분부터 진행됐다. 재벌총수 구속 촉구와 함께 지난주 촛불집회 때 분신으로 숨진 정원스님(서모씨·64)과 박종철 열사 30주기 추모도 함께했다.

범불교시국회의 공동대표 법일스님은 정원스님 추도사에서 "정의로운 세상, 평화로운 세상, 살아있는 민주주의 실현하기 위해 온몸으로 저항한 스님"이라며 "남아있는 우리는 정원스님의 뜻과 가치들을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법일스님은 "민주와 정의, 평화를 사랑한 정원스님은 불꽃보다 뜨거운 사랑으로 우리 곁을 떠났다"며 "아무리 세상이 험난해도 권력자들만의 세상이 언제까지 가겠냐"고 지적했다.

함세웅 신부는 박종철 열사 30주기를 맞아 "오늘의 촛불평화혁명은 정치권에게 회개를 촉구하고 있다. 국회가 중심이 아닌, 정치인 중심 아닌 우리 시민과 주권자인 국민들이 주체가 돼 나라를 바꾸고 있다"며 "박종철·이한열 열사의 명령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가수 한동준씨는 김민기의 친구를 불러 지난 80년대의 민주화 열기를 회상하게 했다. 한씨는 이어 최근 촛불집회 등을 담은 시국에 대한 노래를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그는 "자신은 서정적인 노래를 불러왔는데 최근 상황이 노래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오후 7시부터는 행진이 시작됐다. 시민들은 청와대, 총리 관저, 삼성 외 다른 재벌총수에 대한 수사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롯데와 SK 빌딩 앞 행진을 펼쳤다.

시민들은 광화문구치소 박근혜 체포·구속 감옥, 황교안 퇴출 팻말과 등신대, 촛불 탄핵문 등을 들고 행진에 나섰다. 재벌총수와 김기춘 전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의 구속을 촉구하는 스티커 부착 퍼포먼스도 벌였다. '박근혜를 구속하라', '박근혜를 퇴진하라', '지금당장 구속하라', '이재용을 구속하라' 등을 힘차게 외치기도 했다.

시민들은 행진을 마친 뒤 다시 광화문 광장에 모여 이날 촛불집회를 마무리 했다.

정원스님과 박종철 열사 30주기 추모식도 동시에 열렸다.

퇴진행동에 따르면 장례위원회는 이날 낮 12시 서울대장례식장에서 정원스님의 추모 문화제와 불교식 발인을 열었다. 관이 나오자 스님들과 추모객들은 뒤를 따랐다. 조문객들은 "박근혜를 체포하라", "박근혜를 구속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발인을 마친 뒤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앞으로 이동해 노제를 치렀다. 조계사에서 나온 스님들은 불경을 외우고 조문 온 시민들은 정원스님을 추모하고 애도했다.

이후 정원스님의 영정과 위폐 모시고 조계사에서 청와대 앞, 열린시민공원까지 행진했다. 오후 2시부터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영결식이 이어졌다. 영결식을 마친 뒤 유족과 지인들은 벽제화장터로 이동해 고인을 화장했다. 유골은 서울 종로구 구기동 금선사에 안치될 예정이다.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는 광화문광장에서 '박종철 열사 30주기 추모와 민주승리 국민대회'를 열었다.

사업회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30년 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돼 이 나라 민주주의의 새 장을 열었다"며 "박 열사가 30년 만에 타오른 촛불혁명을 통해 되살아났다. 우리 시민들이 되살아난 박종철을 만나 함께 희망을 노래하고자 한다"고 행사 의미를 설명했다.

박 열사 형인 박종부씨는 "전 이제 곧 살아오는 종철이를 만날 거다. 시퍼렇게 되돌아오는 민주주의를 마중할 것"이라며 "그 민주주의를 부둥켜안고 고맙다고, 다신 헤어지지 말자고, 이젠 다시 쓰러지지도 말자고 얘기하겠다. 우린 반드시 승리한다"고 힘줘 말했다.

박 열사가 고문을 당하다 숨진 대공분실 터 갈월동 경찰인권센터와 박 열사 묘소가 있는 경기 남양주시 마석모란공원, 박 열사 고향인 부산에서도 추모행사가 진행됐다.

보수단체도 맞불집회를 열고 기세를 이어갔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50여개 보수단체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후 서울 혜화동 대학로에서 앞에서 '9차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올 겨울 최강 한파임에도 60~70대가 대다수인 참가자들은 두꺼운 겉옷과 장갑, 손난로 등 방한 용품으로 무장비를 한 채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무효'를 외쳤다. 주최 측은 본집회 시작인 오후 2시께 대전, 대구, 부산 등 지역 회원들이 대거 상경해 약 120만여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본 집회에 앞서 오후 1시부터 보수 성향 개신교 단체들이 사전집회를 열었다. 수백여 명의 목사들은 "할렐루야" ,"아멘'을 외치며 기도회를 한 뒤 대형 십자가를 들고 행진을 했다. 이들은 참가자들과 함께 찬송가를 부르기도 했다.

이날도 종전과 같이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변희재 미디어워치 전 대표와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 등이 집회에 참석했다.

김 의원은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해 '인류 역사상 최악의 악질 선동'이라고 규정하며 "대통령 변호인단이 그날 하루 대통령의 행적을 분단위까지 적어서 제출했다. 거기에 의하면 대통령은 19번의 보고를 받고 7번의 지시를 했는데 도대체 뭐가 잘못됐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변 전 대표는 "손석희 사장이 태블릿PC 입수 조작한 거 자백했다. 지난해 10월24일 보도도 최순실의 태블릿이 아니라 JTBC 데스크톱PC라는 것을 결국 자백했다. 그런데 사과도 안하고 검찰은 수사도 안한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을 맡은 서석구 변호사도 집회에 참석했으나 별도의 발언은 하지 않았다.

이들은 1부 집회를 마친 뒤 서울광장 방향으로 행진했다. 행진 도중 영하권 날씨에 일부 노약자 참가자들이 귀가하기도 했다. 주최 측은 오후 6시부터 2부 집회(주최측 추산 50만명)를 열고 자유발언 등을 이어갔다.

경찰 이날 184개중대 1만4700여명의 병력을 투입해 집회·시위 관리에 나섰다.

한편 주말마다 열리는 박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집회와 탄핵 반대 집회 참석 인원 집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경찰은 앞으로는 자체 추산한 인원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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