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소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김모(45)씨는 6년 동안 부은 연금보험을 최근 해약했다. “명예퇴직 얘기가 나오면서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한 달에 30만원씩 넣는 건데 계속 부을 자신도 없고 앞날이 불안해 현금을 쥐고 있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가정주부 이모(38)씨도 얼마 전 5년 동안 부은 저축보험을 깼다. 이씨는 “노후용으로 가입했는데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2000만원 올려 달라고 해 할 수 없이 깼다”고 말했다.
#2. 7년차 직장인 허모(33)씨는 7년째 매주 로또를 산다. 2년 전부터는 구입 규모를 두 배로 늘려 한 번에 2만원어치씩 산다. “1등 당첨되면 집을 살 것”이라고 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6억∼7억원씩 하는데 월급으로 사려면 40년 정도 걸리더라. 로또 당첨 말고 대안이 없다”면서 씁쓸해했다.
#2. 7년차 직장인 허모(33)씨는 7년째 매주 로또를 산다. 2년 전부터는 구입 규모를 두 배로 늘려 한 번에 2만원어치씩 산다. “1등 당첨되면 집을 살 것”이라고 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6억∼7억원씩 하는데 월급으로 사려면 40년 정도 걸리더라. 로또 당첨 말고 대안이 없다”면서 씁쓸해했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이 적금에 앞서 깨는 건 보험이다. 보험 해약 증가세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작년 3분기까지 41개 생명·손해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한 해지 환급금은 23조원에 육박한다. 보험 해지 환급금 규모는 2014년부터 3년 연속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이던 2008년(22조9000억원)을 넘는 역대 최고액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해지 환급금은 2014년 26조2000억원, 2015년 28조3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작년 해지 환급금이 월평균 2조5000억원씩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2015년 기록을 깰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이날 팍팍해진 서민 살림살이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 올해 서민금융 지원 조건을 완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2017 서민·취약계층 지원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대부업체나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신용등급이 추락하는 일이 없도록 불합리한 개인 신용등급 산정체계를 바꾸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개인 신용평가체제를 현행 1∼10등급의 ‘신용등급제’에서 1000점 만점의 ‘신용점수제’로 개편해나가기로 했다. 최준우 금융위 중소서민정책관은 “신용점수제를 도입하면 개개인의 신용도를 더 세밀하게 반영해 다양한 상품과 대출 구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청년·대학생이 고금리 대출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2000만원 한도 내에서 전·월세 임차보증금을 저리 대출(연 금리 4.5% 이하)해주기로 했다. 청년·대학생 햇살론 생계자금 지원 한도는 8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50% 확대한다.
류순열 선임기자, 염유섭 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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