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표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대한민국 청사진’을 ‘상식과 정의로 움직이는 나라’로 소개했다. 그는 “정의의 실천은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다. 사리사욕에 급급한 현 집권 세력은 가짜 보수, 사이비 보수”라며 새누리당을 비롯한 현 집권 세력을 가짜 보수로 몰아세웠다.
그는 또 ‘친문·패권 주의’ 시비에 대해 이날 인터넷방송에 출연, “정상적인, 상식적인,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달라는 요구를 하는 분들이 다 ‘친노·친문’이고 촛불민심인데, 비정상·비상식·반칙특권·부정부패세력이 그런 변화가 두려워 가하는 프레임 공격이 ‘친노·친문 패권’주의”라고 규정했다.
미리 공개된 문 전 대표의 저서 상당 부분은 호남에 대한 연서로도 읽혔다. 그는 “(흥남 철수 후 거제에 정착했던) 아버지가 다닌 장소들이 어딘지 다 알지는 못하지만 여수, 순천, 목포 쪽을 많이 다니셨다. 지금도 여수, 순천, 목포 하면 아련한 그리움이 있다”고 애틋함을 나타냈다.
또 정계 원로 중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회고하며 “이 시대에 만난 정치인, 현실에 뿌리내린 정치인 중 가장 진보적인 정치인”이라고 극찬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에 대해선 “김대중 대통령을 한 시간 만나면 제가 이야기할 시간은 2,3분인 반면 김영삼 대통령은 만날 때마다 대체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스스로는 말을 적게 했다”며 “늘 경청하는 분”으로 회고했다.
그는 또 이번 대선 주자에 대해서도 “안희정 지사는 젊고 스케일이 아주 크며 포용력 있다. 박원순 시장은 따뜻하고 헌신적이다. 이재명 시장은 선명하고 돌파력 있다. 김부겸 의원은 뚝심이 있고 입담이 좋아 소통능력도 좋다”고 촌평했다. 반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그동안 기득권층 특권을 누려왔던 분,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대한 절박한 마음은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문 전 대표는 또 최근 논란을 빚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대해 “이미 한·미 간 합의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테지만 반드시 거기에 또 얽매일 필요는 없다. 다음 정부에 넘겨야만 다시 검토할 수 있고, 배치 결정을 하더라도 주변국 설득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며 차기 정부 원점 재검토론을 고수했다.
책에는 개헌에 대한 의견도 담겼다. 문 전 대표는 “개헌을 한다면 개인적으로 내각제가 더 나은 제도라고 본다”면서도 “지금 우리의 현실에 맞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평소 소신을 언급한 것이며 공약은 여전히 4년 중임제”라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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