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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유아 창의성 키우는 예술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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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17 21:37:50 수정 : 2017-01-17 21: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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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라면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 때문인지 자녀들의 교육 시작 연령은 점점 낮아져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부모들은 자녀가 어릴 때는 피아노, 미술 등 예술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다가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영어나 수학 학원에 우선순위가 밀리고, 대입을 앞두면 예술교육을 받는 학생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관심이 떨어진다.

예술교육은 예술 그 자체의 가치만으로 중요하지만 아이들의 창의성, 사회성, 정서 함양에 도움을 주며, 특히 인지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음악 교육은 소리에 대한 주의력 훈련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음악 속에 존재하는 규칙적인 리듬에 대한 학습은 우리가 대화할 때 말을 듣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말소리에도 존재하는 규칙적 리듬에 대한 주의집중 능력을 발달시키는 것이다.


이경면 카이스트 교수·음악 신경과학
또한 음악을 연주하고 감상하는 과정 속에서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등 여러 악기의 소리를 동시에 듣게 되지만, 그 가운데 특정 악기 소리에만 주의를 집중해 듣게 되는 경험도 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중요한 소리만을 집중해 들을 수 있는 주의력 훈련을 가능하게 한다. 즉 교실이 소란스러워도 중요한 내용을 설명하는 선생님의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귀와 뇌를 훈련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음악의 가장 큰 힘은 음악을 들을 때 느끼는 즐거움, 긍정적인 기분에 있다. 음악은 우리 뇌 속에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쾌(快) 중추를 자극시키고 도파민을 분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음악은 즐겁기 때문에 즐기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소리에 대한 인지적 처리와 주의집중 훈련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음악교육의 긍정적 효과는 뇌과학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검증되고 있다.

이는 자칫하면 유아기의 예술 사교육을 조장하는 쪽으로 잘못 해석될 수 있다. 언어에서는 학습의 민감기가 있어 특정시기에 학습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음악에서는 그러한 민감기에 대한 뚜렷한 증거는 없다. 따라서 무작정 예술의 조기교육을 강요하기보다는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예술에 대한 친밀감을 자연스럽게 키워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시기는 뇌를 구성하는 뉴런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효율적인 정보처리를 위해 머릿속에 자리를 잡기 때문이다. 이때 어떤 선생님을 만나 어떤 프로그램으로 예술을 접하는가는 향후 예술에 대한 자세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유아들의 문화예술 활동에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서 예술강사들이 진행하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곳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은 올바른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예술적인 바탕을 함양하고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성인으로 자라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문화예술을 접한 만큼 보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펼치며 큰 세상을 이끄는 아이들로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좋은 선생님과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기초가 튼튼한 문화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경면 카이스트  교수·음악 신경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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