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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트럼프 주사위' 어디로 튈까… 정부, 비상계획 가동

입력 : 2017-01-18 18:53:16 수정 : 2017-01-18 21: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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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신행정부 정책 여전히 안갯속… 긴장하는 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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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는 불확실성이 특징이다. 금융시장에는 긴장감이 팽배하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어떤 말을 하느냐에 외환·주식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정도다. 트럼프 차기 정부의 행보에 온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트럼프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 정부는 18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트럼프정부 출범 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키로 의견을 모았다.


◆떨고 있는 ‘수출 한국’

트럼프정부 출범이 한국 경제에 미칠 가장 큰 영향은 무역분야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내건 트럼프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현실화하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 비중은 84.8%(2015년)다. 중국(41.2%), 일본(36.8%)보다 훨씬 높다.

트럼프 당선자는 집권 후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때리기를 본격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한국은행은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줄면 한국의 수출은 0.36% 감소한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에 앞으로 5년간 31억달러(약 3조63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것도 ‘트럼프 리스크’를 줄이려는 선제조치다.

미국이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당선자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며 한국이 아닌 중국을 조준했다. 하지만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는 과정에서 관찰대상국인 한국이 유탄을 맞을 수 있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관세, 수입물량 제한 등 미국의 보복을 받을 수 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안심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가계부채와 자영업자 부채가 임계점에 다다른 한국 경제는 치명상을 입게 된다.

◆정책 가시화 전까지 환율 변동 지속

원·달러 환율도 격랑이 예상된다. 이미 외환시장은 트럼프 당선자의 입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 결과가 발표된 지난해 11월9일 달러당 1149.5원이던 환율은 약 50일 뒤인 같은 해 12월28일 달러당 1210.50원으로 61원이나 치솟았다. 국제금융시장은 트럼프 당선자가 취임 후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 미국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자가 신년 기자회견 등에서 구체적인 재정정책 방안 등을 밝히지 않자 시장은 크게 실망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지난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를 통해 강달러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대목도 혼란을 가중시켰다. 환율은 연일 하락을 거듭해 이날 달러당 1166.7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이틀 앞둔 18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을 보여주는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날 트럼프 당선자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코스피는 1.33포인트 하락한 2070.54로, 원·달러 환율은 7.8원 하락한 달러당 1166.70원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서정훈 KEB하나은행 연구원은 “재정확대 정책 등 트럼프의 공약이 실현돼 국채 금리 상승, 미국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달러 강세가 이뤄졌는데 현재 공약이 이뤄질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생겨 달러 방향성을 예측하기 힘들어졌다”고 진단했다. 남경태 IBK기업은행 자금운용부 과장은 “재정 확대, 감세 등 트럼프 당선자가 예고한 정책들은 달러 강세를 유도한다”면서 “본인이 달러 강세를 원하지 않는다고 언급해 이런 정책들의 기대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통상·환율 압박은 원·달러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만약 미국에 맞서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절상할 경우 원화가치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원·달러 환율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가시화되는 1분기 이후 대략적인 윤곽이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3월 이후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정책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의 조합을 통해 큰 그림이 그려지면서 원·달러 환율의 추세적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대·우려 교차하는 증시


트럼프정부 출범을 바라보는 주식시장의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트럼프노믹스’(트럼프 당선자의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이 부각되고는 있지만 실현될 경우 관련 업계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를 반영하듯 코스피는 이날 하루 종일 변동성을 보였다. 전날보다 1.9포인트 오른 2073.77로 개장했으나 곧바로 2058.35까지 곤두박질쳤다. 기관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2075.23으로 오른 뒤 오후 내내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다 2070.54로 장을 마쳤다.

시장은 자국 산업 보호와 보호무역주의 강화, 대규모 인프라 투자, 중국 견제 등 트럼프 당선자가 내걸었던 공약들이 취임 후 어떤 식으로 현실화할지, 어떤 파장을 낳을지를 주목하고 있다. 한편에선 트럼프정부의 인프라 투자와 규제 완화 등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전반에 훈풍을 몰고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학, 철강 등 소재주와 조선 등 산업재주가 들썩이는 이유다.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에 따른 경제갈등을 우려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금 유출, 한국 수출기업 영업이익 축소 가능성이 있다.

김용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프라 투자 등은 최소 몇 개월은 기다려야 가시화될 수 있는 것”이라며 “시장은 트럼프 취임 이후 우려했던 측면부터 보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경·염유섭 기자,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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