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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일 관계 감정적 대응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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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19 01:14:58 수정 : 2017-01-19 01: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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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그제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그런 입장에 비춰 봐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한·일 갈등을 풀어나가야 할 외교수장의 입에서 나온 망언이다. 일본의 반응은 경기도의회가 전국 광역의회와 함께 독도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한 데 대한 반발이었다.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가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질없는 주장을 즉각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다. 한·일 간 갈등이 소녀상에서 영토 문제로 번지면서 극단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가 걸린 상징이다. 일본의 반인륜적 전쟁범죄를 기억하게 해준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잘못된 역사 인식은 고쳐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이 현직 방위상으로는 처음으로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본은 나아가 한·일 갈등을 국내 정치에 이용하는 데 정신이 팔려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부산 소녀상 설치에 대해 주한 일본대사 일시 귀국 조치와 한·일 통화스와프 협상 중단 등의 초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내각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국제사회에서는 외교공관이나 영사공관 앞에 어떤 시설물이나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일반적 입장”이라고 다독였지만 외교 공간은 갈수록 협소해지고 있다.

우리에게도 일말의 책임은 없지 않다. 공기관인 경기도의회가 독도에 소녀상을 설치하겠다고 나선 일은 여러 모로 적절치 않다. 우리가 실효적 지배를 하는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일본 의도에 말리는 악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어제 “독도 현장에 소녀상을 설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양국 갈등 악화의 빌미를 주는 일은 가급적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한·일 관계는 당분간 냉각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처에 공조해야 할 양국이 갈등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양국 모두에 이로울 게 없다.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감정을 앞세워선 안 된다. 외교부는 한·일 관계의 악화를 막고 출구를 찾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한·일 고위급 대화 채널을 속히 가동하는 방안을 모색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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