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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 리스크’, 포퓰리즘으로 막을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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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20 01:03:00 수정 : 2017-01-19 23: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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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통령 취임으로 불안 고조
북 ICBM 시험발사 초읽기
대선주자 무책임 발언만 쏟아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오늘 출범한다.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건 트럼프 시대는 국제사회의 불확실성 증대와 세계질서의 대변혁을 예고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파 외교안보팀은 ‘힘을 통한 평화’ 전략을, 친기업 성향의 경제팀은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할 방침이다. 미·중 간 대립 구도가 뚜렷해지고 한반도 안보·통상 환경은 격랑에 휘말릴 조짐이 다분하다.

우리 입장에선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발등의 불이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준비 마감단계’ 발언에 이어 신형 IC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2기를 제작해 이동식발사차량에 탑재한 정황이 포착됐다. 김 위원장이 결심하면 언제 어디서라도 ICBM을 발사할 수 있는 상태로 보인다. 미사일 도발이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북한 도발은 제 발등에 도끼를 찍는 격이 될 수 있다. 트럼프 외교안보팀이 군사적 옵션 등 초강경 대응방안을 거론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자문역을 지낸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 회장은 “대북 선제공격도 선택지로 검토하는 방식으로 북한에 확실한 경고를 줘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상대로도 강경한 대북 압박 견인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의 안보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면 한·미 동맹에 균열을 낳을 수 있다.

이런 판국에 대선주자들은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군 복무기간 단축 따위의 달콤한 안보 공약을 쏟아낸다. 그러면서도 시시각각으로 높아지는 북핵 위기에 대해선 일언반구 말이 없다. 국가의 안위에 깊은 고민이 없는 청맹과니 시각이 아닐 수 없다.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 태풍은 이미 가시화된 상황이다. 트럼프는 취임 전부터 국경세를 매기겠다고 압박해 도요타, 현대차 등 글로벌기업들의 미국 투자 약속을 이끌어냈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 후보자는 의회 인준청문회에서 미국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무역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위협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 한국으로 불똥이 튈 개연성이 없지 않다. 트럼프가 ‘미국 일자리를 좀먹는 협정’이라고 비난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교수는 그제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의 진로 세미나’에서 “북한 위기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지도부와의 조율을 위해 전화기를 들었을 때 전화를 받을 사람이 없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원활한 대북공조를 위해 트럼프 행정부와 협의할 파트너가 없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국정농단 수사든, 대선 정견 발표든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나라밖 사정에 눈을 감아선 절대 안 된다. 지금 대비책을 세우지 않으면 트럼프 리스크는 곧 우리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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