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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가족 돌보겠다" 주총리직 내려놓은 호주 40대 정치인

입력 : 2017-01-20 10:12:54 수정 : 2017-01-20 10: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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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모·여동생, 모두 병석에…정치경력 10년 과감하게 정리
지난해 11월 한 행사장에 자리를 함께한 마이크 베어드 호주 NSW 주총리(오른쪽) 부부
가족들의 잇단 질병 소식을 접한 호주의 전도유망한 정치인이 가족을 돌보겠다며 주총리직을 내려놓았다.

시드니를 관할하는 호주 최대 주인 뉴사우스웨일스(NSW)의 마이크 베어드(48) 주총리가 19일 전격 사임과 함께 정계 은퇴를 발표해 호주 정가를 깜짝 놀라게 했다고 호주 언론들이 20일 보도했다.

베어드 주총리는 사임을 발표하면서 가족들이 질병으로 겪는 고통을 더는 외면할 수 없다는 점을 주요 사유로 꼽았다.

베어드 주총리는 "공직생활을 하는 데는 큰 개인적 대가를 치르기 마련이고, 그 어느 때보다 지난 몇 개월간 이를 더 절실히 깨닫고 있다"며 "부친과 모친, 여동생의 건강이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여러 차례 직업 정치인이 되지 않겠다고 말해왔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하고 나서 떠나기를 원했다"며 2019년에 열릴 차기 주총선이 2년 정도 남은 만큼 후임자를 위해서도 지금이 떠날 적기라고 강조했다.

베어드 주총리의 아버지인 브루스는 전직 주 장관과 연방의원 출신으로 지난 크리스마스 때 병원으로 옮겨져 심장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또 어머니는 선천성 근육병으로 24시간 보호가 필요하며, 저명 언론인인 여동생은 난소암이 재발해 또다시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금융계에서 일하던 베어드는 정부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겠다며 10년 전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2014년 4월 당시 배리 오파렐 주총리가 로비스트로부터 3천 호주달러(당시 약 292만원) 상당의 와인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물러나면서 45세에 주총리직에 올랐다.

베어드는 2015년 3월에 실시된 총선에서 젊음을 앞세운 높은 인기도로 재집권에 성공, 4년 임기의 총리직을 이어가게 됐다.

베어드는 지난해 초 호주에서 가장 인기 높은 정치인으로 꼽히며 순조롭게 출발했으나 하반기 이후 개경주인 그레이하운드 불법화 결정 번복, 지자체 통폐합 논란, 시드니 도심 내 심야 주류판매 제한법(lockout laws)으로 인기가 하락 중이다.

그러나 그는 경제와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재임 중 기록적인 수준의 주택 승인 등을 바탕으로 성장을 이끌고 전력망 매각 등을 통해 취임 당시 55억 호주달러(4조9천억원)의 재정적자를 이번 회계연도(2016·7~2017·6)에는 40억 호주달러(3조6천억원)의 흑자로 돌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맬컴 턴불 호주 연방 총리는 베어드 총리를 향해 "주의 재정을 회복시켰고 21세기 경제에 필요한 인프라를 NSW에 구축해 왔다"고 평가하며 그의 퇴장을 아쉬워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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