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는 퇴임 후 워싱턴에 거주하면서 집필 활동에 전념할 계획이다. 대통령 재임 시절 일기를 토대로 회고록을 쓴다고 한다. 그는 글 잘 쓰는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타임스가 소장 정치인 시절의 오바마에 대해 “글을 쓸 수 있는 드문 정치인”이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글쓰기는 그가 자신을 발견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이다.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 ‘담대한 희망’ 등의 저서에 필력이 잘 드러난다. 비결은 독서에 있다. 아무리 바빠도 자기 전에 한 시간가량 책을 읽는다. 철학에서부터 현대문학에 이르기까지 두루 섭렵한다. 오바마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일이 급하게 돌아가고 숱한 정보가 난무할 때, 독서가 속도를 늦추면서 관점을 갖고 다른 입장에서 생각하게 하는 능력을 줬다”고 했다.
오바마가 퇴임 전날 백악관 홈페이지에 국민에게 보내는 마지막 ‘감사 편지’를 올렸다. “여러분이 나를 더 나은 대통령으로 만들었고,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 모두는 시민으로서 할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그 길의 모든 순간마다 나는 여러분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인 미셸도 트위터를 통해 “퍼스트레이디가 된 것은 내 인생에서 큰 영광이었다”고 했다. 미셸은 공직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밝혔지만 워싱턴 정가는 그를 유력한 여성 대통령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꼽는다.
미국 첫 흑인 대통령 오바마는 흑인도 대통령직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우리나라 첫 여성 대통령은 정치에서든 사생활에서든 모범이 되지 못했다. 여성이 대통령이 되면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짓밟았다.
박완규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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