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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 이모저모] 직접 쓴 연설문 낭독…'국민 통합·일자리 창출' 외쳤다

입력 : 2017-01-21 06:00:00 수정 : 2017-01-21 05: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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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존스 교회서 아침 예배/오바마와 티타임 후 의회 이동/성경에 왼손 올리고 취임 선서/궂은 날씨에도 100만명 몰려/곳곳에서 시위대 출몰 ‘어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취임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부인 멜라니아와 함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이름의 축하 콘서트가 열린 워싱턴 링컨기념관에 도착해 지지자들을 가리키며 미소 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통합하고, 우리 국민 모두를 위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워싱턴=A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궂은 날씨 속에 개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미국 국익을 최우선 가치로 내건 ‘아웃사이더 대통령 시대’를 알린 이날 행사에는 100만명 가까운 이들이 참석했다. 8년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당시 180만명에 비해 숫자는 줄었지만 취임식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은 지대했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국민통합 등 국정운영 철학 제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오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와 함께 의회 의사당 연단에 등단했다. 그는 성경에 왼손을 올리고 오른손을 든 채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의 선창에 따라 “나는 미국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미국 헌법을 보존하고 보호하며 지킬 것을 엄숙히 맹세한다”고 취임선서를 했다. 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45대 대통령이자 새로운 미군 통수권자의 등장을 공식적으로 세계에 알렸다. 정부·의회·군 고위 관계자들과 대법관, 주지사, 각국 외교사절 등이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선서는 성조기와 휘장으로 단장한 의사당 계단의 특별무대에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서 마지막 순간 ‘신이여 굽어 살피소서’라고 간구하며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 시절부터 계속된 전통을 이어갔다. 선서를 마치자 해군군악대의 연주와 함께 울려퍼진 21발의 축포가 ‘트럼프 시대’ 도래를 알렸다. 축포 소리를 뒤로한 채 등장한 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주제로 45분 동안 진행된 취임연설에서 ‘국민통합’에 바탕을 둔 국정운영 철학을 제시했다. 일자리 창출을 통한 중산층 복원과 월스트리트와 결탁한 기득권 정치의 전복, 국익을 우선시하는 외교정책 기조 등도 강조했다. 미국인들에게 시민으로서의 역할도 주문했다.
기대 미국 시민들이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해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는 모습을 스크린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취임 연설 후 백악관까지 거리행진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과제를 나열하기보다는 철학적인 비전을 제시하려 했다고 전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초안을 잡고 퇴고 과정을 거쳐 취임연설문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연설을 끝낸 뒤 관례대로 취임 축하 오찬에 참석했다. 취임식 이후 새 대통령의 오찬 행사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 이후 내려오는 전통이다. 오찬 후에는 의사당 밖으로 나와 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거리행진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의사당에서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를 따라 백악관까지 약 2.7㎞에 걸쳐 거리행진에 나서자 참석자들은 손을 흔들며 새 대통령의 탄생을 축하했다. 90분에 걸친 이날 퍼레이드는 역대 취임식의 퍼레이드에 비해 짧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뉴욕에서 워싱턴으로 이동해 백악관 인근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8시30분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백악관 뒤편의 세인트 존스 교회를 찾아 아침 예배를 보는 것으로 취임식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세인트 존스 교회는 4대 제임스 매디슨 이후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식 당일 첫발걸음을 내디딘 곳이다. 예배에는 펜스 부통령 가족도 참석했다. 예배를 마친 뒤 오전 9시30분 백악관으로 이동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차를 마시며 짧게 담소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의 안내로 의회로 발걸음을 옮겼다.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전날인 19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호텔 앞에서 손팻말을 든 시민들이 반트럼프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경찰 대거 투입 철통경계… 곳곳서 반트럼프 시위

이날 행사가 진행된 백악관과 의사당 주변의 교통은 전면 통제됐다. 경찰당국은 2만8000여명을 동원해 취임식 행사장 안팎의 질서를 유지했다. 시 외곽에도 경찰력 7800명을 추가 투입했다. 오전 6시부터 행사장으로 가는 보안검색대가 가동된 워싱턴 시내 곳곳은 이른 새벽부터 수많은 참석자들로 붐볐다. 행사장 인근 여러 지하철역에서 의사당과 백악관 주변 도로까지 불과 2∼3㎞ 거리를 움직이는 데 몇 시간이 걸릴 정도였다. 궂은 날씨가 예상된다는 예보에 따라 우비와 판초를 입고 취임식에 참석한 이들도 많았다. 궂은 날씨와 곳곳에서 펼쳐진 취임 반대 시위로 취임식 분위는 다소 어수선했다. 워싱턴을 마비시키겠다고 경고했던 ‘반트럼프’ 시위대는 행사장 인근 곳곳에서 출몰했다. 흑인 인권운동가 출신 존 루이스 하원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 60여 명이 불참해 취임식은 빛이 바랬다. 이 때문에 통합을 외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도 불구하고 취임식은 분열된 미국 사회의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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