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트럼프 정부, 첫날부터 北미사일 방어 천명…동맹국 방어도 비판

입력 : 2017-01-21 06:00:21 수정 : 2017-01-21 06:00:2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백악관 "北-이란 등의 미사일 공격 대비해 최첨단 방어시스템 개발"
트럼프 취임연설서 '동맹강화'와 동시에 '외국 방어' 문제 공개 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새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한 뒤 연설을 하고 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새 행정부가 20일(현지시간) 출범 첫날부터 북한의 핵미사일 방어책을 거론함에 따라 향후 대북정책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홈페이지에 올린 주요 정책 기조 가운데 '우리 군대를 다시 강하게'(Making Our Military Strong Again) 분야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최첨단 미사일 방어시스템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 '시퀘스터'(자동예산삭감 조치)를 끝내고, 우리 군대를 재건할 계획이 담긴 새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래 국방 수요에 대비한 계획을 짤 수 있는 수단을 군 수뇌부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특히 "우리는 또한 이란, 북한과 같은 국가들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최첨단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가 출범 첫날부터 북한의 핵미사일 대책을 언급한 것은 그만큼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중대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서 저지하지 않으면 북한이 결국 미 서부 해안을 타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개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존 케리 전 국무장관, 애슈턴 카터 전 국방장관 등 직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각료들도 떠나는 마지막 날까지 공개, 비공개로 트럼프 대통령 측에 북핵 위협을 우선순위로 삼아 철저히 대비할 것을 당부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트럼프 정부의 이 같은 예상 밖 신속한 대응은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 2기를 제작해 이동식 발사대가 장착된 차량(TEL)에 탑재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임박했다는 보도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가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하자 다음 날인 2일 트위터에서 "북한이 미국 일부 지역에 닿을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의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는 주장을 했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며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정부의 핵심 인사들은 현재 핵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해 원론적이지만 대북 선제타격론도 옵션에서 배제하지 않는 등 북한에 대해 강경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열린 제45대 대통령 취임식 연설에서 '동맹강화' 입장을 천명하면서도 지금처럼 미국이 거액을 들여 다른 나라를 방어하는 시스템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 주목된다.

먼저 동맹 이슈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 다른 나라들과의 우정과 친선을 추구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우리는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것은 모든 나라의 권리'라는 이해를 바탕으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오랜 동맹을 강화하고 새로운 동맹을 형성할 것"이라면서 "그리고 극단 이슬람 테러리즘에 맞서 문명화된 세계를 단합해 이를 지구 상에서 완전히 뿌리 뽑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슬람국가'(IS) 테러를 비롯해 점증하는 다방면의 글로벌 위협에 맞서는 데 있어 동맹을 중심으로 단합하겠지만, 이 또한 어디까지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입각해 추진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 년간 우리는 미국 산업을 희생한 대가로 외국 산업의 배를 불렸으며 다른 나라의 군대에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우리 군대는 매우 애석하게도 고갈되도록 했다", "우리는 다른 나라의 국경을 지켰지만, 우리나라 국경은 지키지 않았다"는 등의 비판 발언을 쏟아내 동맹 이슈를 포함해 다방면에 큰 폭의 변화를 줄 것임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을 두고 일각에선 방위비 분담금 증액, 동맹 재편 등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줄기차게 유럽과 아시아의 주요 동맹들이 돈을 많이 벌면서도 방위비는 쥐꼬리만큼만 낸다고 주장하면서 '정당한 몫'을 내지 않는 동맹에는 극단적인 경우 미군철수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특히 한국의 방위비 문제를 거론하는 과정에서 '주한미군 인건비 50% 부담' 주장에 반박하면서 "100% 부담은 왜 안 되느냐"는 언급까지 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 인터뷰에서도 서방의 집단 안보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회원국들의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나토에 문제가 있다고 말해왔다. 그중 첫 번째는 시대에 뒤처진 것이라는 점이다.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한 뒤 "두 번째로 큰 문제는 국가(나토 회원국)들이 공평한 분담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에 매우 불공평한 것으로, 내야 할 돈을 내는 곳은 5개국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백악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구체적인 국가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사이버 공격에 대비한 대책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백악관은 "사이버 전쟁은 새로 부상하는 전장으로, 우리는 국가 안보기밀과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 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사이버 사령부를 중심으로 우리의 사이버 방어 및 공격 능력 개발을 우선 과제 중 하나로 삼고 이 중대한 분야에서 복무할 최정예 인재들을 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현재 중국, 러시아, 이란 등과 함께 북한을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는 주요 국가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