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이슈플러스] 공사장 '안전제일' 헛구호…공기업 현장도 붕괴사고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17-01-22 13:36:01 수정 : 2017-01-22 13:57:1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
제주도 건설현장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특별지도감독 기간에 또 사고가 발생해 ‘안전제일’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

22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20일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신화역사공원 리조트월드제주 호텔 공사장 지상 1층 높이에서 철재 구조 거푸집이 파손되면서 5∼6m 아래 지하 2층으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거푸집 위에 있던 현장 근로자 오모(38)씨 등 8명이 함께 추락하면서 철재 구조물이나 시멘트 덩어리에 깔렸다가 사고 40여분 만에 모두 구조됐다. 사고 직전 현장 근로자들은 거푸집 위에서 콘크리트 타설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는 거푸집 붕괴 사고 직후 현장 조사를 벌여 공사 일시 중지 명령을 내렸다.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는 당초 건축 검토서와는 달리 거푸집 등을 지지하는 보강재가 빠진 채 기초공사가 부실한 상태로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신화역사공원은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시행사이며, 홍콩란딩국제발전유한공사와 겐팅싱가포르가 2018년까지 2조5600억원을 투자해 251만9627㎡를 가족형 복합리조트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올들어 제주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속출하자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와 제주지방검찰청은 특별 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13일 신화역사공원·영어교육도시 공사 현장을 찾아 진척 상황을 점검하고 안전관리계획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안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대형 공사장 안전사고 제로화를 목표로 대한산업협회와 월 1회 안전점검의 날을 운영 중인 서귀포시는 지난 6일 공사장 현장소장 등 200여 명을 불러 안전사고 예방 특별교육을 진행했다.

하지만 특별지도감독과 교육, 도지사의 당부가 무색하게 대형 공사장 거푸집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올들어 제주 곳곳 공사장에서 각종 사고가 발생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난 9일 서귀포시 법환동 분양형 호텔 신축공사 현장에서는 대형 공구함이 15m 아래로 떨어져 4층에서 작업하던 강모(48·중국인)씨와 최모(50·〃)씨 등 2명을 덮쳤다.

강씨가 머리 등을 크게 다쳐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최씨는 다리 등을 크게 다쳤다.

6일엔 제주시 노형동 다세대 주택 신축공사장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던 박모(59)씨가 펌프카 붐대에 부딪혀 숨졌다. 4일에는 제주시 월평동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김모(69)씨가 펌프카 밑에 설치된 회전축에 끼여 사망했다.

같은 날 오전에는 서귀포시 상예동 중산간로에서 도로포장 공사를 하던 김모(72)씨가 덤프트럭에 깔려 숨졌다. 3일에는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청소년수련원 공사 현장에서 지상 6∼8m 높이의 가설물인 비계에 올라가 작업하던 황모(65) 등 3명이 추락해 크게 다치는 일도 있었다.

안전보건공단 제주지사의 산업재해 현황 분석에 따르면 제주 건설현장에서 재해를 당한 근로자는 2013년 1188명(전체 근로자 16만1816명·재해율 0.62%), 2014년 1200명(18만5281명·0.65%), 2015년 1101명(19만8012명·0.56%) 등 한해 1000명을 넘는다.

재해율이 지난해 기준 인천(0.61%)과 대구(0.60%)에 이어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3위를 기록했다.

공사장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2015년 14명, 2014년 9명, 2013년 8명으로나타났다. 지난해에는 119구급대에 의해 이송된 환자만 320명으로, 전년(253명)보다 26.5%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제주에 건설현장이 증가하면서 무리하게 공정을 잡아 공사하다 보니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제주 공사 현장 수는 2015년 3만1021곳으로 2014년 2만8493곳에 비해 8.1% 증가했다. 2012년 2만3660곳에 비해 3년 만에 20.4% 늘었다. 지난해에는 서귀포시의 건축허가만 5771동 168만8270㎡로 전년 4335동 116만9754㎡보다 44.3%(연면적 대비) 증가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