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43년 차 김영준(71)·김혜숙(68·여)씨 부부. 휠체어가 없으면 이동하지 못하는 아내를 위해 살뜰히 챙기는 영준씨의 모습을 보면 누가 봐도 금실 좋은 부부다. 그러나 혜숙씨는 43년 동안 남편과 좋은 기억이 없다고 말한다. 지난해 9월 혜숙씨가 말기암 판정을 받자, 영준씨는 병간호를 위해 직장을 그만뒀다. 이후 부부는 하루 종일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부부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영준씨와 혜숙씨는 44년 전 중매로 만나 결혼했다. 성실한 영준씨와 싹싹한 성격의 혜숙씨는 남부럽지 않은 가정을 꾸렸다. 그 덕에 자식들은 장성해 해외에서 일하고 있다. 그러던 중 혜숙씨가 시한부 판정을 받으면서 가족들은 충격에 빠졌다. 다행히 혜숙씨는 고비를 넘겼지만, 남편과의 갈등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23일 EBS1 ‘달라졌어요’는 남편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는 말기암 아내의 이야기를 전한다. EBS 제공 |
영준씨는 아내의 병간호를 하면서 ‘고맙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영준씨는 평생 집과 회사밖에 몰랐던 사람이다. 그런 영준씨는 아내로부터 외도 의심을 받기 시작했다. 영준씨를 믿지 못한 아내는 집 주변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회사까지 따라다녔다. 영준씨는 아내가 자신에 대한 오해를 풀고 마음의 문을 열어주길 바라지만, 손이라도 잡으려 하면 아내는 매몰차게 뿌리친다. 더 잘하라는 아내의 말에 영준씨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