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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종교로 거듭나는 공통분모를 찾아야

입력 : 2017-02-02 15:33:04 수정 : 2017-02-02 15:3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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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의 정점을 지난 종교계의 과제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 중 종교 인구 결과가 발표되자 종교 인구 조사 1년 전부터 대비를 해온 종단도 있지만 기대했던 결과에 못 미쳐 안타까워하는 곳도 있다. 이번 조사 결과 발표를 놓고 대책본부를 만드는 새로운 해법 찾기에 분주하다.

기독교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은 신자를 가지고 있는 종단으로 드러났지만 기독교 내부에서도 당황하는 것 같다. 기독교계 스스로 기독교인 숫자가 줄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상상 이상의 신장세를 거둔 것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하고 있다. 기독교에 바탕을 둔 신종교의 성장에서 그 이유를 찾는 이도 있다.

그러나 큰 줄기는 종교인구가 줄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우리나라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종교의 골든타임이 이미 정점을 지나 새로운 패러다임 속으로 진입했다. 종교적 교리로 사람들의 믿음을 끌어내기란 힘든 상황에 봉착했다. 사람들은 현세에 무조건 믿고 사후에 좋은 세계에 간다는 기존의 신앙관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은 종교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와도 맞물려 들어가는 것 같다.

지난해 12월 초대 금융위원장을 지낸 전광우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제를 회복할 수 있는 골든타임은 이미 지난 게 아닌가 생각된다. 후손들에게 미안한 얘기인데, 우리가 역사적 정점을 지나 내리막길을 가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전 씨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전 씨의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도 제법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역사적 정점을 지나 침몰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정비하고 든든한 대한민국으로 거듭나는 진통의 한 과정으로 인식해 새로운 체질로 탈바꿈하는 기회라고 생각해야 된다. 똑같이 종교도 줄어드는 신도 수에 연연해 어떻게 신도 수를 늘릴까 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2015년 종교 인구 조사는 지난 10년간의 흐름을 통해 종교는 지금까지와 같은 방식으로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등수를 매기듯이 교인 수에 따라 우리는 1등이요 혹은 2등이다 라는 식으로 세 과시의 모습을 통해 일반인들의 마음을 얻기란 힘들다. 정교분리 국가인 나라에서 세금으로 종교 성역화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한 고민도 시작됐다.

전통적 영역 구분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 이미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자동차의 주도권이 완성차 업계에서 정보통신기술업계로 넘어갔다. 소위 4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이다. 구글을 시작으로 인텔, 페이스북 등 세계 인류 기업과 대학 중심으로 확산되는 마인드풀니스(내면 검색) 프로그램은 종교적 영역이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그 파급 효과가 만만치 않은 것 같다. 기업을 진단하는 전문가들은 종교의 주도권이 종교지도자에서 신도들로 넘어가는 중이라고 진단하는 이도 있다.

서구사회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티벳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종교적 언어 대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생활법문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탈종교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역설적으로 지금이야말로 종교가 필요한 시기다. 어려운 시기에 일반인들이 기대고 안길 수 있는 부모의 품과 같은 국민종교가 요구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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