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지금 우리 농촌과 농업인의 현실은 예찬만 하기에는 너무 안타깝고 어려운 실정이다. 해마다 농업인구가 줄어 농촌은 공동화하고, 농가소득은 도시 근로자 소득의 64%에 불과하다. 농가소득 중 농업소득은 최근 20년 동안 1100만원에서 늘지 않고 있다. 또 우루과이라운드(UR), 세계무역기구(WTO), 자유무역협정(FTA) 등 연이은 농산물 시장개방으로 수입농산물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소비자가 54%에 달한다고 한다. 농업의 가치는 심리적 안정과 전통문화 보전, 대기정화 기능 등 약 82조원에 이른다. 이런 가치를 지켜내고자 우리나라 산업화 과정을 묵묵히 뒷바라지한 농업인의 노력과 희생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 |
2015년 한 해 귀촌 1만8000가구, 귀농 1200가구가 늘어나는 등 최근 농촌으로 돌아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사람마다 이유야 다르겠지만 줄기만 하던 농촌인구가 늘기 시작한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다. 필자는 머지않아 우리 농업·농촌이 활기를 되찾고 농업인이 행복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새로운 지식과 기술로 무장하고 끊임없이 혁신해 나가는 농업인과 농업·농촌을 사랑하는 도시민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부가 앞장서고 농협이 제 역할을 다한다면 그 시기는 더욱 앞당겨질 것이다.
내게는 ‘농업만 생각해도 가슴 뛰는 소명의식·열정·자긍심이 가득한 멋진 농업인’이 넘쳐나고, 그들이 존경받는 세상을 보고 싶은 꿈이 있다. 그날을 앞당기고자 취임할 때 약속한 ‘농업인을 위해 4년을 8년같이 일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마음에 되새긴다.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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