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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이전 엄마들은 무명 조각을 겹쳐서 기저귀로 사용했다. 스웨덴 종이회사가 1944년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면서 현대식 기저귀가 나왔다. 종이조각을 겹쳐서 만든 기저귀였다. 1차대전 때 붕대용 천연면화가 부족해지자 펄프에서 추출한 셀루코튼이라는 인조면직물이 개발됐다. 흡수력이 5배나 뛰어났다. 전쟁 수요가 줄어들자 화장을 지울 때 사용하는 티슈로 개발됐다. 이어 여성생리대 등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펄프는 나무에서 추출한 제지원료이다. 펄프가 가장 많이 함유된 게 기저귀와 생리대이다. 엉덩이 등 민감 부위에 자극을 주지 않기 위해 천연재료를 사용한다. 복사지 등 하얀종이는 펄프에다 재활용 용지를 섞어서 돌가루로 표백해 만든다. 신문지는 돌가루가 적게 들어가 회색에 가깝다.

기저귀 아이디어는 발전을 거듭했다. 오물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샤워커튼을 덧댄 아이디어는 1951년 미국에서 특허를 받았다. 당시 10억원에 팔렸다. 낙하산 조각을 덧댄 기저귀도 영국에서 특허를 받은 뒤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듭하다가 대박났다. 2차대전 이후 아기 돌보는 시간을 아끼려는 엄마들을 위해 존슨&존슨, 켄달, 플레이텍스, P&G 등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오줌 등이 새지 않도록 외겹의 접착성을 강화하고 통풍 기능까지 가미했다.

이제는 기저귀에 ‘폴리아크릴산 나트륨’이라고 하는 식품첨가물을 넣는다. 점착성 및 점도를 증가시키고 촉감을 향상시키는 기능을 한다. 쉽게 말하면 백색분말 응고제를 기저귀 만들 때 넣는 것이다. 냄새가 없고 흡습성이 커서 엉덩이가 늘 뽀송뽀송하도록 유지해준다.

이런 첨단 기저귀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됐다고 한다. P&G 팸퍼스 기저귀에서 다이옥신과 살충제 성분이 나왔다고 프랑스 소비 전문지가 보도했다. 환경단체는 파리 어린이집에 기저귀 공급을 중단하라며 들고 일어났다. 프랑스 환경에너지부 장관도 “용납할 수 없다”며 가세했다. 제조회사는 유해성분이 안전기준 이하라서 문제없다고 반박했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EU가 기저귀의 국제적 기준을 만들어야 엄마들이 안심할 상황이 됐다. 기저귀가 또 한번 진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한용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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