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은 바다를 분양받아 사람들을 기다린다
싱싱한 물살만을 골라 뼈를 발라 놓고
일 년 내 등 푸른 수평선을
별미로 내놓는다
손님이 없는 날엔 주인이
바다의 서랍을 열고
갈매기를 빼 날리며 마루에 앉아
발톱을 깎기도 하는 여기엔
국물이 시원한 노을이
매일 물 위로 건져 올려지고
젓가락으로 집어먹기 좋은 푸른 알들이
생선을 열면 꼭 차 있기도 한다
밤새 별빛이 아가미를 열었다 닫았다 하는
그물보다 촘촘한 밤이 되어도 주인은
바다의 플러그를 뽑지 않고
방안으로 불러들여 세월과 다투지 않고
나란히 살아가는 법을 이야기한다
깐 마늘처럼 들러 앉아
사발 가득 맑은 물빛들을 주고받는다
싱싱한 물살만을 골라 뼈를 발라 놓고
일 년 내 등 푸른 수평선을
별미로 내놓는다
손님이 없는 날엔 주인이
바다의 서랍을 열고
갈매기를 빼 날리며 마루에 앉아
발톱을 깎기도 하는 여기엔
국물이 시원한 노을이
매일 물 위로 건져 올려지고
젓가락으로 집어먹기 좋은 푸른 알들이
생선을 열면 꼭 차 있기도 한다
밤새 별빛이 아가미를 열었다 닫았다 하는
그물보다 촘촘한 밤이 되어도 주인은
바다의 플러그를 뽑지 않고
방안으로 불러들여 세월과 다투지 않고
나란히 살아가는 법을 이야기한다
깐 마늘처럼 들러 앉아
사발 가득 맑은 물빛들을 주고받는다
현재 우리나라 모던 시 전개 양상을 살펴보면 은유의 시대에서 환유의 시대로, 환유의 시대에서 다시 환상의 시대로 치닫고 있지 않은가 싶다. 일반 독자에게 은유 어법의 시도 어려운데 비전문가에게 환상의 시를 소개한다면 이를 이해한다 할 수 있을까. 이건 불가능한 일일 게다. 환상 자체가 해독이 어려운 무의식의 영역인 관계로 전문가도 그 의도만 추정할 따름이다. 하여 모던 시의 현명한 감상법은 텍스트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그 시에 대한 동감(同感)·동상(同想)의 수용 정도가 아닐까 싶다.
김영남 시인 |
김영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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