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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신온고지신] 반기자 개성약석(反己者 皆成藥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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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08 22:01:43 수정 : 2017-04-11 11:4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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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직책에는 그에 걸맞은 의무와 책임이 따른다. 고금동서가 다르지 않다. ‘논어’를 보자. 노나라의 대부로서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계강자가 공자에게 “나라에 도둑이 들끓는데 어쩌면 좋겠습니까”라고 물었다. 공자가 대답했다. “진실로 선생께서 욕심을 가지지 않으시면 비록 상을 준다 해도 백성들은 훔치지 않을 것입니다(苟子之不欲 雖賞之 不竊).” 지도자는 부와 권력, 명예를 지닌 만큼 사회적 책임이나 국민에 대한 의무를 다하기 위한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는 강조이다. 예컨대 한자문화권의 군주들은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 곧 오상(五常)을 통치의 기본 정신으로 삼았다. 조선의 한양도성의 4대문이 흥인지문(興仁之門), 돈의문(敦義門), 숭례문(崇禮門), 숙정문(肅靖門)이고 정중앙에 믿음을 뜻하는 보신각(普信閣)이 자리하고 있는 연유이다. 물론 인근에 홍지문(弘智門)이 있다.

군주가 북쪽을 등지고 남쪽을 향해 앉는 것은 북쪽이 지혜(智)에 해당되고, 남쪽이 예(禮)이기 때문에 지혜를 등에 업고 예(禮)에 어긋나지 않게 밝고 바른 정치를 하고자 함이다. 임금 왼편에 어진 문관을, 오른편에 의로운 무관을 두어 광명정대하게 국정을 살피는 것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해온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대면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에 이어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은 청와대의 ‘비협조’로 실현되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국가가 이렇게 혼란에 빠지게 된 데 대해 최고지도자로서 반성하고 다른 이들을 탓하지 않는 가운데 특검 조사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 헌법재판소 결정을 지연시키려는 책략을 쓰고 있다는 말을 들어서도 안 된다. 국정 공백을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민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채근담’은 경책하고 있잖은가. “스스로를 반성하는 이는 부딪치는 일마다 약이 될 것이요, 남을 탓하는 자는 떠오르는 모든 생각이 무기가 될 것이다(反己者 觸事 皆成藥石 尤人者 動念 卽是戈矛).”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反己者 皆成藥石 : ‘반성하는 이에겐 매사가 약이 된다’는 뜻.

反 돌이킬 반, 己 몸 기, 者 놈 자, 皆 다 개, 成 이룰 성, 藥 약 약, 石 돌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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