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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국민 안전 내팽개친 원자력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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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09 18:30:14 수정 : 2017-02-09 18: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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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관리구역에서 나온 장갑·방사성폐기물 등을 무단 배출 및 매립, 허가받지 않은 핵종의 폐기물 무단 소각, 배기가스 측정기록 조작….’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방사성물질 무단 폐기를 적발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9일 조사 결과 발표 중 일부다.

자료사진
연구원은 방사선관리구역에서 발생한 콘크리트 폐기물 150㎏을 연구원 밖에 매립했고 2t은 연구원 내 야산에 방치했다고 한다. 2013년 연구로를 해체하면서 발생한 토양폐기물 58드럼(200L 기준)도 이 야산에 묻었고, 방사성폐기물의 오염 제거 과정에 사용해 우라늄이 포함된 재생수는 빗물을 내보내는 관으로 방류한 사실도 드러났다. 연구에 쓰인 장갑·비닐 등은 무려 4년 이상 일반쓰레기로 버렸고 500L는 태워버린 사실도 적시됐다. 자료엔 ‘무단’이란 표현이 내내 등장한다. 읽으면서도 믿기 힘든 내용이다.

원안위는 작년 11월 관련 제보를 받고 특별점검을 벌여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일부 위반은 수년씩 지속됐고 제보마저 없었다면 언제 드러날지 모를 일이다. 원안위의 정기 안전점검도 맹탕이었다는 결론이다.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의 안재훈 사무국장은 “국가안보 관련 연구를 한다는 이유로 정보가 차단돼 벌어진 일”이라고 잘라 말한다. 또한 “엄청난 예산을 들여 핵연료를 다루는데 감시·감독을 연구원 자체에 맡겨서는 안 된다”는 지적은 가볍게 듣기 어렵게 됐다.

정지혜 산업부 기자
최근 원자력 관련 국내 기관들의 안전불감증은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원안위는 이날 원자력발전소 16기에서 용기 용접부 검사 오류, 제어봉 구동장치 검사 오류 등 원자력안전법을 위반한 한국수력원자력에 총 7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관련 기관은 늘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한다.

국민은 정부기관의 안전에 대한 둔감함, 불감증을 우려한다. 하인리히 법칙에 따르면 대형사고는 수많은 작은 사고들이 연속되면서 전조증상을 알린다. 무너지고 있는 신뢰를 회복하려면 연구원이든 발전소든 관리·감독·규제 면에서 똑같은 기준을 적용받고 외부 감독 시스템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정지혜 산업부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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