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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재심' 강하늘 "'약촌오거리' 최군, 그저 순박한 아버지"

입력 : 2017-02-11 10:02:00 수정 : 2017-02-11 15: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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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시봉'과 '동주'에 이어 실화 소재 영화만 세 작품째다. 강하늘은 지난해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방송돼 주목받은 '약촌오거리(전북 익산 소재)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재심'으로 관객과 만난다. 

그는 "세 작품째 실화 소재 영화에 출연하면서 더 정확해지는 건 실화보다 극화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강하늘은 '재심'이 실화를 소재로 삼은 영화이기는 하지만 시나리오에 충실한 연기를 펼쳤다고 한다.
"자칫 실화로 너무 빠지면 삐거덕댈 수 있어요. 필요하지 않은 부분이 과해질 수 있고요. 뜨거운 감자였던 실화를 다루지만 시나리오에 집중하는 것이 더 맞는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시나리오 외적으로 빠지지 않으려고도 노력했어요."

그는 영화에서 억울하게 10년형을 선고받은 '현우'로 분했다. 그의 누명을 벗겨주고자 고군분투하는 변호사 '준영'으로 출연한 정우와 호흡을 맞췄다. 억울한 10년 옥살이 후 세상과 단절된 생활을 하는 현우가 자신을 믿어준 단 한 사람인 준영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이 줄거리를 이룬다.   

강하늘은 "날 서 있고, 날카로운 현우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몸무게를 줄였다"고 캐릭터를 만들어간 과정을 전했다.

영화 '재심' 속 강하늘(왼쪽)과 정우의 대화 장면.


강하늘은 영화 '쎄시봉'과 tvN 예능 '꽃보다 청춘'에서 만난 정우와 또다시 브로맨스를 완성했다. 강하늘은 편한 대상인 정우와의 관계가 연기에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저는 무조건 (상대와) 친해야 연기가 편해지는 듯해요. 정우 형도 그런 면에서 운이 좋았죠. 매번 현장마다 모난 사람이 없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편하게 나눴던 것 같아요. 다 같이 웃고 즐기는 현장이 가장 좋은 현장이라고 믿어요. 캐릭터 자체는 무겁고 깊은 감정이었지만, 현장이 즐겁다 보니 표현도 수월했어요." 

강하늘은 정우를 어떻게 평가할까.

"저와 정우 형 그리고 감독님과 시나리오 리딩만 했는데 형이 울더라고요. 순간 저도 따라서 울어야 하나 했어요.(웃음) 감성적인 정우 형을 보면서 감동받기도 했어요.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울컥하기보다 어떻게 정우 형과 재미있게 찍을까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연기자 스스로 재미있어야 재미있게 설명할 수 있는 거니까요." 

강하늘은 또 모자(母子)지간으로 호흡을 맞춘 김해숙과 호흡에 대해 '공부가 됐노라'고 털어놨다. 그는 먼저 "선배님이 현장을 위트있게 이끌었어요. 선생님 존재 자체도 현장에서 큽니다"라며 함께한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김해숙의 이상형으로 꼽혔다며 자랑(?)도 늘어놨다.

"선배님으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고, 배운 점도 많아요. 어린 배우인데 역할 자체로 대하고, 편하게 대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후배들을 그렇게 위해줘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조금만 더 어렸다면 강하늘이 이상형'이라는 선배님 말씀도 고마웠어요.(웃음)"  


무엇보다 '재심'에 향한 관심은 최근까지 뜨거운 감자였던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스크린에 옮겼다는 데서 비롯한다. 2000년 8월 전북 익산시 약촌오거리에서 발생한 택시 기사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몰린 최모(당시 16세)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지난 2010년 만기 출소했고, 최근 재심을 통해 16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강하늘은 실화에 접근하면서 아픔을 지닌 주인공의 심리를 세심히 헤아리는 데 힘썼다고 한다. 실화 주인공 최씨를 실제 만났지만, 그날의 사건에 대해서는 일부러 묻지 않았다.

"실화 주인공을 만났지만, 약촌오거리 사건, 시나리오와 관련해 그분께 한 마디도 묻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분이 지내온 세월은 하루도 알 수 없는데 무의식적으로 뱉는 한 마디가 깊은 곳의 상처를 끌어낼까봐 조심스러웠어요. 그분께 함부로 이야기한다는 게 시건방지고 주제 넘는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도움을 얻기보다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눴죠. '전주 내려가니 술 한잔하자'고 전화하기도 하고요. 순박한 아버지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강하늘은 '재심'이 억울한 수감생활을 했던 최씨에게 위안이 되길 바라는 마음도 내비쳤다. 

"영화라는 건 10년, 20년이 지나도 돌려볼 수 있는 힘이 있잖아요. 그분께 심심한 위로가 됐으면 좋겠어요. 무죄 선고를 받고 새 삶을 시작하셨겠지만, 두고두고 보시면서 위안이 되는 영상으로 남길 바라요."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사진=오퍼스픽처스, 영화 '재심'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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