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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열의마음건강] 인간사회 다시 낙원으로 돌아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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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12 21:51:17 수정 : 2017-04-11 12:5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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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타인의 행동 선·악 구분해선 안 돼
비판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 인정해야
‘한민족의 대이동’이 이번 설에도 예외없이 이뤄졌다. 설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리고 덕담을 나누는 것이다. 어른들에게는 “오래오래 건강하시라”는 내용일 것이고, 어른들은 가정을 이룬 자녀들에게 “올해도 가정이 화목하기 바란다”는 덕담을 해줬을 것이다.

가정에서 쉽게 볼 수 있듯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가훈으로 삼는 집이 많은 것은 가족의 화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 격언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가족이 화목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반증해주는 것은 아닐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해 봐도 상당히 높은 이혼율은 이 사실을 웅변으로 증명해주고 있다. 왜 사랑으로 맺어진 가정이 화목하기 어려운 것일까.

구약성서 창세기에는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비밀이 담겨져 있다. 하나님이 먼저 남자를 창조한 후 그를 도울 짝이 없는 것이 안쓰러워 보여 하와를 창조해 아담 앞으로 인도했다. 모든 좋은 것이 다 갖춰진 낙원에서 아담과 하와는 별 괴로움 없이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뱀이 와서 하나님이 금지한 선악과를 따먹으면 하나님처럼 될 것이라고 하와를 유혹한다. 결국 뱀의 꼬임에 빠져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과 하와는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벌거벗은 것을 알게 됐다. 하나님은 불완전한 인간이 자신의 기준으로 선과 악을 구별하는 성향을 가지게 되면 결코 행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미리 알고 있기에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고 한 것이었다. 이 후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를 에덴동산에서 내쫓고 에덴동산 동쪽에 천사들을 배치해 생명나무 곁을 지키게 했다. 이 후로 인간은 ‘실낙원(失樂園)’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가정이 에덴동산처럼 낙원이 되는 방법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가장 근본적이고 확실한 것은 선악과를 따먹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즉, 자신과 타인의 행동을 ‘선’(善)과 ‘악’(惡)으로 구분해 비판하지 않는 것이다. 선과 악의 구별과 판단은 인간의 몫이 아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어느 것이 궁극적으로 선이고, 어느 것이 악인지 판단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선악의 판단 기준은 결국 ‘자신’의 기준일 수밖에 없고, 자신은 완전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리나’라는 명작을 통해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는 명언을 남겼다. 선과 악을 구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해주는 사랑이다. 행복한 가정이 모두 비슷한 이유는 그 가정에는 가장 중요한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넘치면 넘치는 대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는 가정은 행복하다. 남을 비판하는 사람은 동시에 자신도 비판한다. 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사람은 자신도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 가정뿐만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 편안한 에덴의 상태가 되려면 자신도 비판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남도 사랑할 수 있다.

한성열 고려대 교수·만남과풀림 상담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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