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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체인 A사 주가는 1년 전 1670원에서 지난해 9월 중순 1만5000원대로, 또 다른 전자업체 B사 주가는 같은 기간 4095원에서 1만4950원으로 올랐다. 이게 꼭짓점이라고 생각하고 팔고 나왔다면 큰 돈 번 사람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더 오르겠지” 하며 욕심부리다 쪽박 찬 사람은 한두 명이 아니다.

A, B사는 이른바 대선테마주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지지율과 운명을 같이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해 8월 한국갤럽 조사에서 28%, 이어 9월 조사에서 27%로 최고 인기를 구가했다. 주가가 덩달아 최고가로 뛴 것은 이 시점이다. 반 전 총장이 최순실 파동에 발목을 잡혀 10월부터 지지율이 정체되자 주가도 동반하락했다. 그때 이후 내리막을 타다 1월 중순부터 급하락하더니 그가 대선 출마를 접은 2월1일 이후 폭락했다.

한국의 대선주자 지지율은 롤러코스터와 같다. 지지율이 요동친 건 사람들을 빈털터리로 만든 반기문 전 총장뿐만 아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해 4월 총선 직후 조사에서 21%로 단연 1위였지만 지금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몇개월에 걸쳐 선두를 유지했으나 대선레이스에서 사라졌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해 12월 18%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이후 바람이 잠잠해졌다. 19%를 엊그제 기록한 안희정 충남지사는 얼마나 다를지 관심사다.

여론조사가 허점투성이라는 것은 다 안다. 100명에게 전화를 돌리면 겨우 10명 안팎만 답변하고, 숨겨진 감정을 담아내지 못한다. 우리만 해도 지난해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과반 확보가 무난하다고 내다봤지만 헛다리를 짚었다. 미국 대선과 영국 브렉시트 조사도 엉터리였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지지율에 목메고 좋아하는 주자들의 2∼3% 차이 혹은 미세한 오르내림을 두고 일희일비한다. 이런 열띤 분위기에 “지지율 5∼6%는 오차 범위 내에 있어 ‘과학적’으로 보면 차이가 없는 것”이라고 훈수하면 돌팔매 맞을지 모르겠다.

백영철 대기자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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