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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보수 개혁, 화장만 고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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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14 00:59:16 수정 : 2017-02-14 00:5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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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 당명·로고 변경 / 철저한 반성과 개혁 없이는 국민지지 회복하기 어려워 새누리당이 5년 만에 간판을 바꿔달았다. 새누리당은 어제 전국위원회 회의를 열어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개정했다. 2012년 2월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 주도로 변경된 당명이 박 대통령과 관련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다시 바뀌는 운명을 맞은 셈이다.

이번 당명 변경은 최순실 사태 이후 박근혜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각해지자 박 대통령과 선을 긋기 위해 내세운 조치로 판단된다. 새누리당은 당명과 함께 당 로고를 횃불 모양으로 바꿨다. 당의 역동성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새누리당은 오늘부터 수도권과 충청지역을 시작으로 ‘반성, 버스 투어’에 들어간다. 전국 각지를 돌며 국민으로부터 쓴소리를 듣고 전통적 보수 지지층을 재결집하겠다는 의도다.

버스 투어를 통해 민심을 듣겠다는 여당의 태도를 나무랄 생각은 없다. 하지만 진정한 개혁은 이벤트성 행사보다는 철저한 반성과 뼈를 깎는 개혁에서 출발해야 한다. 당의 간판과 로고를 바꾸는 외적 변화가 아니라 내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순실 사태 이후 여당이 보인 모습은 이와는 거리가 멀었다. 소속 의원들은 탄핵안 국회 통과 당시에 외쳤던 반성과 쇄신을 팽개친 채 태극기 집회에 나가 선동 발언을 하고 있다. 탄핵에 찬성했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대통령이 너무 억울하다”며 태도를 바꾸었다. 새누리당에서 이탈한 바른정당 의원들의 행태 역시 오십보백보다. 이들은 어제 탄핵 기각 시 의원직을 총사퇴하겠다고 장담했다. 나중에 부도수표가 될 게 뻔한 공언으로 헌법재판소를 압박하는 꼴이다.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겨우 10%를 넘었고 바른정당은 한 자릿수를 맴돌고 있다. 두 보수 정당에선 변변한 대선주자 한 명 없다. 진보 후보 두 명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보수 정당들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당초 그들이 다짐했던 보수로서의 진정한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최순실 사태로 보수의 공백이 장기화되는 것은 민주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보수와 진보가 서로 균형과 견제를 유지해야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건전한 진보를 위해서라도 건전한 보수가 있어야 한다. 보수가 바로 서려면 어떤 가치를 추구할 것인지부터 정립해야 한다. 국가 안보, 남북통일, 복지 등에서 지향하는 목표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얼굴 화장을 고치는 식이어선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오늘 시작하는 집권여당의 버스 투어가 환골탈태의 첫 출발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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