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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잃은 여친 곁 말없이 지켜온 한 남자…"다시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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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14 13:11:21 수정 : 2017-02-18 17: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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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발작으로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기억을 못 하는 여성과 그녀 곁에서 말없이 사랑을 지킨 남자. 이 커플의 영화 같은 이야기가 1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에 소개돼 밸런타인데이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영화 '첫 키스만 50번째'의 한 장면. 드류 베리모어(왼쪽)과 아담 샌들러 주연의 이 영화는 전날 사랑에 빠진 남자를 다음날이면 누구인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여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국 켄트주 브리지웰스에 사는 제시카 셔먼(20)과 연인 리치 비숍(25).
 
14살 때부터 뇌전증을 앓았던 제시카는 그간 몇 차례 발작을 일으키긴 했지만, 두 사람이 만난 지 7개월 되던 날의 발병은 이전까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예후가 나빴다.
 
제시카는 당시 출근길 기차 안에서 발작을 일으켜 정신을 잃었고, 동행했던 연인이 바로 병원으로 옮겨 더 큰 화제를 막았다. 그러나 깨어난 그녀는 모든 기억을 잃고 말았다. 부모도, 리치도, 심지어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몰랐다.

런던 국립병원에서 ‘발작이 원인이 된 기억상실증’ 진단을 받은 제시카는 1주일쯤 지나 퇴원했지만 담당 의사로부터 절망적인 얘기를 들어야 했다. 의사는 “반년이 지나면 기억이 돌아올 수도 있지만 다시 기억을 잃을 가능성이 50% 정도”라고 전했다.

절망에 빠진 그녀를 두고 리치는 “처음 거울을 보고도 자신이 누구인 모르는 여자 친구에게 두려움을 느꼈지만 그녀와 행복했던 기억을 버릴 수 없다"고 다짐했고, 그 후 수개월간 함께 했던 장소를 찾아다니며 그녀가 마음의 문을 열 때까지 곁에서 정성을 다했다.
영국 켄트주 브리지웰스에 사는 제시카 셔먼(20·오른쪽)과 연인 리치 비숍(25). 리치는 함께하면서 행복했던 기억을 모두 잃은 제시카 곁에서 한결같은 사랑의 응원을 보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제시카는 사랑을 되찾아갔다. 그녀는 “기억에 없는 그가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했지만 데이트하며 사랑의 감정을 느꼈다”며 “그의 열정이 나를 지탱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그를 사랑했던 마음은 아쉽게 잊었지만, 그에게 받은 두 번째 사랑은 기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잃어버린 기억의 퍼즐을 맞추고 있는 제시카는 지난해 9월부터 새로운 일을 시작해 '잃어버린 지난날'을 배우고 있다.

 
영국 켄트주 브리지웰스에 사는 제시카 셔먼(20·왼쪽)과 연인 리치 비숍(25). 제시카는 모든 기억을 잃는 바람에 처음 리치를 사랑했던 마음은 잊었지만, 다시 사라을 키우고 있다. 둘은 다시 연인이 됐다.


제시카는 "그와 식당을 찾았을 때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머릿속에 떠올랐다"며 “아마 그때 많이 기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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