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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살아가는데 바보의 삶이 최고의 삶”

입력 : 2017-02-14 21:10:20 수정 : 2017-02-15 10: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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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8주기’ 다양한 추모 활동
“바보의 삶은 아마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삶에서 1등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방식에서 바보의 삶은 최고의 삶이라고 봅니다.”

바보의 삶은 고 김수환(1922∼2009) 추기경의 삶을 이르는 말이다.

재단법인 ‘바보의나눔’ 사무총장 우창원(아우구스티노·46·사진) 신부는 김수환 추기경에 얽힌 일화를 들려주며 그의 인간적이고 따뜻한 면모를 소개했다. 우 신부는 김 추기경의 선종 8주기(16일)를 맞아 추모 미사를 준비하고 모금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2010년 2월 설립된 바보의나눔은 김 추기경의 유지를 이어받아 모금과 나눔 사업을 펼치는 단체다.

‘바보의나눔’은 16일 경기 용인 천주교공원묘원 내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기념 경당에서 추모 미사를 연다. 지난해 ‘바보의나눔’을 통해 모인 성금은 총 69억5700여만원으로, 전년 모금액(67억7000여만원)을 넘었다.

우 신부는 “김 추기경은 살아생전 자신을 ‘바보’라고, 허물 많은 ‘죄인’이라고 하며 하느님 앞에 나아가기 두렵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김 추기경의 이 말은 단순히 겸양으로 자신을 돋보이게 만들려는 말이 아니었다.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과 진리를 마음속 깊이 제대로 깨닫지 못했다는 고백이자 자신에게 내리는 채찍질로 보였다.

우 신부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과 촛불시위를 볼 때면 김 추기경이 더 그립다고 했다. “민주화 시위 당시 명동성당에서는 대학생들이 농성 중이었어요. 그때 추기경님이 ‘학생들을 체포하려거든 나를 밟고, 그다음 신부와 수녀들을 밟고 가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아직도 이 말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회자되더군요.”

우 신부는 “김수환 추기경님이 돌아가시기 전 병문안을 갔더니 발이 부어있어 수면양말을 신고 계셨다”면서 “날마다 양말이 색깔별로 바뀌기에 ‘추기경님, 양말이 참 화려합니다’라고 했더니 제게 양말 한 켤레를 주셨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우 신부는 “김 추기경님은 많은 것을 가지신 분은 아니었다”면서 “또 어떤 자리에 있다고 해서 대우받기를 원하기보다 남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분이셨다”고 회고했다.

우 신부는 바보의나눔에 대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기보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의 내실을 기하고 복지 사각지대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정말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도움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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