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佛 ‘경찰 흑인폭행’ 대선 변수 부상

입력 : 2017-02-14 19:56:58 수정 : 2017-02-14 19:56:5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민감한 인종 차별 문제와 직결 / 국민전선 르펜 경찰 두둔 발언 등 / 극우당 주자 정략적 이용 조짐 파리 근교 도시 등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반정부 시위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대선에 중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흑인청년을 대상으로 경찰이 성폭력을 행사했다는 사건 내용 자체가 프랑스 내 뿌리 깊은 ‘인종 및 이민자 차별’ 문제를 건드리고 있는 데다 극우 대선주자가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극우 국민전선(FN) 후보로 대선에 나서는 마린 르펜 대표는 “프랑스 경찰이 쓰레기 같은 시위대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법원 등 어느 누구도 시위대의 퇴폐적인 행동을 막을 수 없어 보인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2일 파리 인근 오네수부아에서 경찰 4명이 22살 흑인청년을 성폭행 및 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뒤 날로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경찰을 두둔하고 나선 것이다.

외신들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결선 패배가 예상되는 르펜이 국민의 불안 심리를 조장해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5일부터 본격화한 시위는 현재 파리 인근 에손, 보비니, 아르장퇴유에 집중되고 있다. 일부 참가자는 경찰서 건물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거나 경찰차에 불을 지르는 등 폭력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까지 과격 시위를 벌인 혐의로 37명이 체포됐고, 시위 장소는 파리를 넘어 마르세유 등 다른 대도시로 번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2005년 (이민자 10대 2명이 경찰 검문 도중 사망한 사건 이후) 프랑스 전역을 휩쓴 과격 시위를 향해 니콜라 사르코지는 ‘쓰레기’라고 말해 인기를 끌었고, 2007년 대선에서 승리했다”며 이번 시위가 극우 후보에 유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지율 2위인 무소속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 측은 “르펜은 항상 범죄와 폭력을 부각해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는 (극우파의) 일관된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이민자 및 유색인종을 향한 경찰의 일상화한 폭력, 젊은층의 정치·경제적 소외감이란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채 시위의 ‘폭력성’만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도 “르펜은 증오의 언어로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부패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은 “잘못된 행동을 한 경찰을 일벌백계해야 한다”면서도 과격 시위를 방치하고 있는 사회당 정부를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가해 경찰에 대한 기소 수위가 낮을 경우 더 큰 시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프랑스 대선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