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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남과 맞추기 싫어서… ‘나혼자 논다’

입력 : 2017-02-15 19:18:11 수정 : 2017-02-16 17:2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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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 ‘혼술’ 이어 ‘혼놀족’ 급증… 혼자 노래방 가고 영화 관람 즐겨 / 트렌드 부상… 관련 상품도 등장 / ‘솔로이코노미’ 신조어까지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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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김모(31)씨는 최근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코인 노래방에 혼자 가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집 근처에 생긴 코인 노래방에서는 1000원이면 3곡을 부를 수 있다. 김씨는 “워낙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해 노래방에 가고 싶긴 한데, 혼자 2만원 가까이 내고 가는 건 부담스러웠다”며 “퇴근길에 2000원으로 6곡을 부르면 스트레스가 쫙 풀린다”고 말했다. 전자오락실 한편에 노래방 부스 같은 형태로 코인 노래방이 예전에도 있기는 했다. 그러나 김씨와 같은 수요가 늘어나면서 최근 홍익대 앞이나 신촌 등 서울 대학가를 중심으로 코인 노래방이 전문 점포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신촌에 코인 노래방을 창업한 장모(42)씨는 “대학가다 보니 둘 이상의 손님들이 더 많긴 해도 열에 두셋은 혼자 와서 노래를 부르는 손님”이라고 말했다. 

‘혼자’는 지난해 한국 사회를 관통했던 키워드 중 하나로 ‘혼밥’, ‘혼술’ 등의 신조어를 만들었다. 이제는 혼자 노는 것을 즐기는 ‘혼놀족’이 새로운 트렌드가 됐다.

혼자 노래 부르는 ‘혼곡족’뿐만 아니라 혼자 영화관을 찾는 ‘혼영족’도 꽤 많다. CGV 리서치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13년 전체 관객 중 7.2%에 불과했던 혼영족은 2015년 10.7%로 두 자릿수에 진입했고 지난해에는 13.3%까지 늘었다. ‘영화관람의 몰입감이 높아진다’, ‘약속 잡기가 귀찮다’는 등이 ‘혼영’의 주된 이유인 것을 보면 혼자인 상태를 적극 선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제력을 갖추고 스스로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20~30대 젊은 싱글족들은 혼자 노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이들의 소비 행태가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면서 다양한 상품들이 등장하고 있어 ‘솔로이코노미’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다.

이 같은 현상은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가 배경이 되고 있다. 2000년 226만 가구에서 지난해 511만 가구로 2배 가까이 늘어 전체의 27.2%를 차지한다. 과거에는 혼자 무엇인가를 한다는 게 사회적 관계 거부, 외부와의 단절 등 부정적으로 묘사됐지만 이제 젊은 층에게는 특이한 현상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덕성여대 최승원 교수(심리학)는 “과거에는 주변 사람들과 맞추고 양보하는 게 미덕이었다면 이제는 개인의 취향이 강조되는 시대가 됐다”며 “젊은 층들이 누군가와 맞출 필요도 못 느끼고, 맞추는 게 불편해진 것이 ‘혼놀족’의 유행에도 한몫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개인주의, 극단적으로는 이기주의라고도 볼 수 있지만, 자기 취향을 존중하고 자기 주장이 강해졌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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