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애니메이션 ‘트롤’은 노래와 춤만 있어도 행복한 트롤 왕국의 요정들을 통해 ‘갈등’ ‘대립’ ‘싸움’ 대신 ‘긍정’ ‘사랑’ ‘흥’ ‘여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워너비펀 제공 |
‘트롤’은 애니메이션의 명가 드림웍스가 내놓은 첫 번째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다. ‘슈렉’ ‘쿵푸팬더’ ‘마다가스카’ 시리즈 등을 선보인 마이크 미첼, 월트 도른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배우 이병헌과 박찬욱 감독에 이어 미국 아카데미 회원으로 위촉된 전용덕 촬영감독의 합류도 반갑다. 그는 ‘쿵푸팬더’와 ‘슈렉 포에버’ ‘크루즈 패밀리’ 등의 제작에 참여한 바 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 안나 켄드릭, 주이 디샤넬, 그웬 스테파니 등 출연 배우들이 직접 수록곡을 소화해냈다. 아리아나 그란데가 부른 ‘데이 돈 노우(They Don’t Know)’도 함께 들려준다.
“가사는 내러티브의 일부”라는 월트 도른 감독은 “음악이 시작되더라도 스토리가 계속 이어진다”며 “모든 노래들이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역할을 맡았다”고 설명한다.
북유럽 신화 속에 등장하는 ‘트롤’이 인형으로 널리 전파된 것은 토마스 담이라는 덴마크 목수 덕분이다. 그가 딸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기 위해 만든 목각 트롤 인형이 미국까지 전파되어 1960년대부터 유행했다. 트롤 인형의 트레이드 마크인 위로 뻗친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면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믿음까지 생겨났다.
사실 ‘트롤’ 캐릭터는 이미 여러 작품에 등장했다.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 시리즈, ‘겨울왕국’ 등에서 주인공들을 위협하며 극에 긴장감을 더했는가 하면, ‘토이 스토리’ 시리즈에 깜짝 출연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인형임을 입증했다. ‘트롤’의 활약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던전 앤 드래곤’ 등 유명 게임으로까지 이어졌다. 수많은 콘텐츠에 얼굴을 내민 친숙한 이름이지만 ‘트롤’이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행복한 요정들의 이미지로 출연하는 것은 이번 애니메이션 ‘트롤’이 처음이다.
마이크 미첼 감독은 신화를 바탕에 깔고 노래와 춤을 좋아하며 ‘언제나 긍정적인 행복 요정’이란 설정까지 추가해, 새로운 세계와 캐릭터들을 만들어냈다. 파피의 목소리를 연기한 안나 켄드릭은 “영화를 보고 있으면 트롤 왕국이 세상 어딘가에 진짜 있기를 바라게 된다”며 “한 번은 꼭 가봐야 한다”는 말로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브랜치와 파피 역의 한국어 더빙은 박형식과 이성경이 맡았다. 드라마 ‘화랑’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형식은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로 까칠한 반전 매력을 선보이며 ‘걱정병’ 친구 브랜치의 캐릭터에 사실감을 입혔다. 드라마 ‘치즈인더트랩’과 ‘역도요정 김복주’에서 발랄한 이미지를 보여준 이성경은 듣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명랑함으로 파피의 성격을 대변한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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