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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게임속 인형 ‘트롤’ 행복한 요정으로 대변신

입력 : 2017-02-16 20:41:19 수정 : 2017-02-16 20: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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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트롤’ 행복이 넘치는 트롤 왕국의 공주 파피(안나 켄드릭). 30분마다 친구들과 허그타임을 갖고, 반짝이 가루가 쏟아져 나오는 스크랩북 만들기가 취미다. 핑크색 머리카락에 푸른 꽃을 장식하는 헤어밴드는 필수품.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왕국의 리더가 된 파피는 아무런 걱정 없이 춤추고 노래하기를 가장 좋아한다. 하지만 갑자기 쳐들어온 ‘행복을 모르는 우울 종결자’ 버겐들의 공격에 속수무책 납치된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파피는 버겐 타운으로 모험을 떠난다.
뮤지컬 애니메이션 ‘트롤’은 노래와 춤만 있어도 행복한 트롤 왕국의 요정들을 통해 ‘갈등’ ‘대립’ ‘싸움’ 대신 ‘긍정’ ‘사랑’ ‘흥’ ‘여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워너비펀 제공
행복 왕국에서 유일하게 ‘NO 허그타임, NO 춤과 노래’를 외치며 ‘모든 일에 걱정만 하는’ 브랜치(저스틴 팀버레이크)의 관심은 오로지 버겐들이 언제 쳐들어오느냐는 것이다. 철두철미한 서바이벌 플랜을 세우고 자신만의 지하 벙커에서 혼자 살아가는 그는 알록달록한 친구들과는 달리 몸색깔도 어둡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로 버겐들이 쳐들어와 친구들을 납치해가자, 파피의 구출작전에 동참한다.

‘트롤’은 애니메이션의 명가 드림웍스가 내놓은 첫 번째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다. ‘슈렉’ ‘쿵푸팬더’ ‘마다가스카’ 시리즈 등을 선보인 마이크 미첼, 월트 도른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배우 이병헌과 박찬욱 감독에 이어 미국 아카데미 회원으로 위촉된 전용덕 촬영감독의 합류도 반갑다. 그는 ‘쿵푸팬더’와 ‘슈렉 포에버’ ‘크루즈 패밀리’ 등의 제작에 참여한 바 있다.
뮤지컬 애니메이션답게 주제곡 ‘캔트 스톱 더 필링!(Can’t Stop the Feeling!)’을 비롯, 세대를 아울러 추억을 소환하는 명곡과 귀에 쏙쏙 들어오는 신곡들이 포진했다.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더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The Sound Of Silence)’, 라이오넬 리치의 ‘헬로(Hello)’, 신디 로퍼의 ‘트루 칼라(True Colors)’, 도나 서머의 ‘아이 필 러브(I Feel Love)’, 어스 윈드&파이어의 ‘셉템버(September)’ 등이 ‘트롤’ 버전으로 재탄생해 색다른 흥과 보는 재미를 배가한다.

저스틴 팀버레이크, 안나 켄드릭, 주이 디샤넬, 그웬 스테파니 등 출연 배우들이 직접 수록곡을 소화해냈다. 아리아나 그란데가 부른 ‘데이 돈 노우(They Don’t Know)’도 함께 들려준다.

“가사는 내러티브의 일부”라는 월트 도른 감독은 “음악이 시작되더라도 스토리가 계속 이어진다”며 “모든 노래들이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역할을 맡았다”고 설명한다.  
눈길을 붙잡는 것은 다양한 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트롤’ 요정들이다. 이들은 머리카락으로 계단을 만들어 미끄럼틀처럼 타고 내려오기도 하고, 채찍처럼 휘두르는가 하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도구를 만들기도 한다. 제작진은 이들의 행동이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총 180만개의 머리카락을 만들고, 파피에게는 8만4000개, 브랜치에겐 5만개가 넘는 가닥을 붙여 생명력을 부여했다.

북유럽 신화 속에 등장하는 ‘트롤’이 인형으로 널리 전파된 것은 토마스 담이라는 덴마크 목수 덕분이다. 그가 딸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기 위해 만든 목각 트롤 인형이 미국까지 전파되어 1960년대부터 유행했다. 트롤 인형의 트레이드 마크인 위로 뻗친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면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믿음까지 생겨났다.

사실 ‘트롤’ 캐릭터는 이미 여러 작품에 등장했다.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 시리즈, ‘겨울왕국’ 등에서 주인공들을 위협하며 극에 긴장감을 더했는가 하면, ‘토이 스토리’ 시리즈에 깜짝 출연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인형임을 입증했다. ‘트롤’의 활약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던전 앤 드래곤’ 등 유명 게임으로까지 이어졌다. 수많은 콘텐츠에 얼굴을 내민 친숙한 이름이지만 ‘트롤’이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행복한 요정들의 이미지로 출연하는 것은 이번 애니메이션 ‘트롤’이 처음이다.

마이크 미첼 감독은 신화를 바탕에 깔고 노래와 춤을 좋아하며 ‘언제나 긍정적인 행복 요정’이란 설정까지 추가해, 새로운 세계와 캐릭터들을 만들어냈다. 파피의 목소리를 연기한 안나 켄드릭은 “영화를 보고 있으면 트롤 왕국이 세상 어딘가에 진짜 있기를 바라게 된다”며 “한 번은 꼭 가봐야 한다”는 말로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브랜치와 파피 역의 한국어 더빙은 박형식과 이성경이 맡았다. 드라마 ‘화랑’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형식은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로 까칠한 반전 매력을 선보이며 ‘걱정병’ 친구 브랜치의 캐릭터에 사실감을 입혔다. 드라마 ‘치즈인더트랩’과 ‘역도요정 김복주’에서 발랄한 이미지를 보여준 이성경은 듣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명랑함으로 파피의 성격을 대변한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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