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김동환의 월드줌人] '잠자는 숲속 공주'라 부르지만…그러고 싶지 않아요

입력 : 2017-02-19 08:00:00 수정 : 2017-02-16 21:40:2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오랫동안 잘 수 있다는 건 불면증 환자에게는 '천복'(하늘이 내려준 복)이겠지만, 미국 와이오밍주에 사는 델라니 웨이어(23)에게는 '천벌'임에 틀림 없다.

16일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웨이어는 ‘클라인-레빈 증후군(Kleine-Levin Syndrome)’을 앓고 있다.

과다 수면 증세를 보이는 이 질환은 매우 드물게 보고되며, 주로 청소년기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를 하거나 용변을 보기 위해 스스로 깨어나는 때를 빼면 하루 18~20시간을 잔다. 이런 일상이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수주까지도 지속된다.

웨이어는 “깨어있을 때는 주로 몽롱하다”며 “꿈을 꾸는 듯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때가 있다”며 “우울감과 좌절감 등에 젖어 주위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와이오밍주에 사는 델라니 웨이어(23)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랫동안 잔다는 건 그에게 악몽이다. 미국 뉴욕포스트 캡처.


웨이어는 18살 때 처음 과다수면 증상을 보였다. 그의 어머니는 처음 긴잠에서 깨어난 딸을 보고는 마약에 취한 게 아닌가 의심했다.

웨이어의 어머니는 “딸을 흔들어 깨웠더니 심하게 짜증을 내고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며 “이상한 짓을 한 것이 아니냐고 물었을 때 절레절레 고개를 젓는 딸을 보고 거짓말이라 생각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뉴욕포스트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 증후군으로도 불리는 이 질환은 전 세계에서 500명 정도가 증상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어 “환자 대부분은 청소년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병은 약을 써 증세를 완화시키는 것 외에 별다른 치료법이 없어 천형(天刑)과 진배 없다.

웨이어는 더 많은 이들이 ‘클라인-레빈 증후군’을 이해하게 되기를 바랐다. 그는 “궁금하다면 알려줄 수 있다”며 “지금의 일상은 내가 선택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