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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김정은과 한번도 만난 적 없어· 경제 의견차로 후계 탈락"…日 언론인

입력 : 2017-02-17 14:16:13 수정 : 2017-02-17 14:3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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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동생인 김정은과 만난 적이 단 한차례도 없었으며 김정은의 친형이자 이복동생 김정철과는 해외서 잠깐 만났던 것을 드러났다.

해외 언론인 중 김정남과 가장 많이 접촉했던 고미 요지 일본 도쿄신문 편집위원은 17일 주일외국특파원클럽(FCCJ)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고미 위원은 2011년 1월과 그해 5월, 다음해 1월 3차례에 걸쳐 7시간 동안 김정남을 인터뷰했고 150회 가량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당시 김정남은 고미 위원에게 "북한의 세습에 반대한다"고 말했으며 이 발언은 고미 위원의 책 '아버지 김정일과 나'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고 북한에까지 전해졌다.

고미 위원은 그 발언을 했을 때 "김정남은 온몸에 진땀을 흘렸다"면서 "큰 용기를 낸 것으로 그 발언으로 북한 주민들은 희망을 가지기도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고미 위원은 김정남이 자신을 통해 한 발언이 피살의 원인이 됐을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다만 "김정남에게서 '북한에서 경고가 왔다'는 이메일을 받았다"며 "한동안 정치 관련 얘기는 그만하자고 해 나중에 설득해서 책으로 펴냈다"고 해 여운을 남겼다.

고미 위원은 김정남이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이유에 대해 "1990년대 김정일과 북한 경제 시설을 시찰하던 중 의견차가 생긴 뒤 후계 구도에서 멀어졌다는 얘기를 (김정남으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다음은 고미 위원와의 주요 문답이다.

-김정남이 김정은이나 김정철과 만난 적 있는지.

▲ (김정남은) 김정은과는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 김정철과는 해외에서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김정은의 성격에 대해 물었더니 '만난 적이 없어 코멘트 할 수 없다'고 했다.

- 김정남에 대해 평해달라.

▲ 플레이보이에 여성관계도 복잡하다는 얘길 들었고 도박과 관련해서도 말이 많았다. 직접 만나보니 상당히 지적이었고 예의가 바르고 유머도 있었다. 실제 모습과 루머는 달랐다.

- 김정남이 인터뷰에서 북한의 세습 체계에 대해 비판했고 그 내용이 책으로 나왔다.

▲ 그에 대해 칭찬하고 싶은 것은 용기다. 김정남은 자기 나름의 결심을 통해 북한의 시스템에 대해 비판하고 싶어 했다.

김정남은 '권력 세습이 사회주의에 적당하지 않다', '지도자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선택돼야 한다', '북한에서 중국식 경제개혁과 경제 자유화가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김정남이 위험을 느끼면서도 자기 의견을 평양에 전하고 싶었던 것 같다. 2011년 마카오에서 인터뷰했을 때 그는 온몸에 진땀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기의 발언이 북한에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질지 생각하면서 괴로워했던 것 같다.

- 김정남의 세습 반대 메시지가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됐다고 생각하나

▲ 김정남이라는 존재는 북한에서는 이미 잊혀졌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휴대전화나 국경을 넘나드는 활동이 많아져 김정남이라는 사람의 존재와 그의 발언이 과거보다 더 많이 알려졌을 것 같다.

한 탈북자가 내게 북한 내부에서도 '김정일의 장남이 북한을 비판한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했다. 뭔가 북한이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 하는 그런 희망이 생겼다고 했다. 

하지만 그로 인해 김정은에 대한 반대 운동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은 아마 없었을 것 같다.

그 정도였다면 김정남이 혼자 공항에 가고 또 여기저기 해외에 나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 김정남이  2001년 일본에 위조여권으로 입국하려다 들통난 뒤 후계 구도에서 멀어졌다는 말이 있는데.

▲ 일본에 왔다가 공항에서 구속된 것이 후계 구도에서 벗어난 계기는 아니라고 말했다. 당시에 대해서는 위조여권으로 입국하려 한 것이 상당히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김정남은 9살에 해외 생활을 시작, 스위스 제네바에서 공부하다가 20살이 되기 전 1990년대 전반에 일단 귀국을 했다.

그때 김정일과 북한 전국의 경제 개발 상황을 시찰했는데, 유럽에서 보고 배운 방식과 북한의 실제가 달라서 김정일과 의견 충돌이 있었다고 했다.

이 일을 계기로 최종적으로 북한을 떠나 생활하게 됐다고 한다. 이런 얘기를 종합하면 적어도 한때는 아버지가 그를 후계자로 봤던 것 같다.

- 중국 정부가 김정남을 보호해 왔다는 말은 들었는지.

▲ 중국에 집이 있었고 중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마카오에서 그를 처음 만났을 때 중국인 운전사가 차로 배웅을 나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의 보호가 약해졌다는 얘기를 김정남 친구로부터 들었다.

이런 점 등을 볼 때 최근 중국과 김정남 관계가 이전만큼 좋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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