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 헌재 재판에 어떤 영향 줄까

“탄핵사유 겹쳐” vs “참고용일 뿐”… 향후 변론 격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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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이 부회장이 받고 있는 뇌물공여 혐의의 대상이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박 대통령으로 향해 있는 만큼 앞으로 진행될 변론에 격돌이 예상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라고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 대가로 이 전 부회장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출연하고 최씨의 딸 정유라(21)씨의 말 구입비용 43억원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혹은 박 대통령의 탄핵 사유인 ‘대통령의 권한남용’, ‘뇌물수수 등 형사법 위반’ 등 부분에 폭넓게 포함돼 있다.

특검팀, 다음 대상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의 큰 고비였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한 17일 윤석열 수사팀장과 양재식·박충근 특검보(왼쪽부터)가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하상윤 기자
법조계 안팎에서는 법원이 이 전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박 대통령과 최씨, 이 전 부회장의 ‘부정한 연결고리’가 보다 선명해졌다는 분석이다.

국회 측은 이를 토대로 남은 변론과정에서 ‘삼성 특혜’ 관련 탄핵사유를 강조하며 박 대통령 측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측 관계자는 “아직 이 부회장의 혐의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박 대통령 뇌물수수 부분에도 일부 소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 부회장의 구속은 국회의 탄핵소추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근거”라고 밝혔다.

그동안 박 대통령 측은 이 부회장의 1차 구속영장 기각을 근거로 대통령의 해당 소추 사유는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특검이 청구한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것은 뇌물죄 성립이 안 된다는 의미와 같고, 뇌물죄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삼성 관련 소추사유로 파면할 수는 없다”는 기존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결국 국회 측의 공세에 맞설 새로운 방어 논리를 찾는 데 골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날 박 대통령 측은 지금까지의 논리를 뒤집고 ‘이 부회장의 구속은 대통령 탄핵심판과는 연관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 대리인단 손범규 변호사는 “특검이 새로 청구한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에는 탄핵소추의결서에는 없는 새로운 혐의가 포함된 만큼 법원에서 어떤 사실관계를 인정한 끝에 나온 결과인지 알 수 없다”며 “어떤 점이 영장 발부에 영향을 줬는지 모르는 상황에 이 부회장의 구속과 탄핵심판을 연결짓는 것은 여론재판”이라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구속이 탄핵심판 전반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지만 제한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는 쪽이 많다.

탄핵심판은 형사재판과 달리 탄핵사유를 종합적으로 살핀 뒤 파면에 이를 중대한 헌법 위배 여부가 있었는지가 중요하다. 그동안 탄핵심판에서는 박 대통령이 삼성이 출자한 재단 설립·운영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이 부회장의 구속은 재판관들의 심증을 굳히는 ‘참고용’이 될 순 있어도 변론 흐름을 바꾸는 데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변론에서 드러난 사실과 증거만으로도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0일 증인신문이 예정됐던 최상목(54)전 경제금융비서관과 김기춘(78·구속)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불출석 사유서를 내 또다시 변론 파행이 예상된다. 헌재 관계자는 이날 “최종변론기일에 박 대통령이 직접 심판정에 나오면 국회 소추위원단이나 재판부가 질문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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