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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에너지 전문가에 필요한 건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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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21 00:59:54 수정 : 2017-02-21 00: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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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를 보면 나홀로족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인기가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혼자 밥을 먹는 ‘혼밥’,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 혼자 노는 ‘혼놀’ 등과 같은 싱글 라이프의 일상을 보고 있노라면 자유롭고 편안한 혼자만의 일상이 마냥 부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막상 나홀로족 주인공들은 멋진 만남에 대한 속마음을 내보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더 불러일으키고 있다.

나름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이는 TV 속의 주인공들이 누군가와의 멋진 만남을 기다리는 마음은 단지 사람속 관계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우리 주변의 기술과 기술들 사이에서도 멋진 만남들로 인해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켜오고 있기 때문이다.

황진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
15세기 르네상스시대에 여러 가지 분야를 넘나들며 놀라운 업적을 남겼던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갈릴레오 갈릴레이 등은 다른 분야 전문가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이탈리아 메디치가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메디치효과’란 서로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다양한 분야가 서로 만나서 교류하고 융합해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뛰어난 생산성을 창출하고 새로운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경영이론이다. 오늘날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메디치효과의 융합기술을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제시할 전문가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라는 전 세계적인 변화를 앞두고 새로운 가치창출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분야의 벽을 허물고 오픈된 마음으로 소통이 가능한 전문가들이 필요한 것이다.

최근 국내 에너지분야는 정보통신과 전력기술의 만남을 통한 전력분야의 스마트화를 시작으로 급격한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이제 집에서 발전한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전기차 충전도 하고 전기차에서 사용하다 남은 전기는 필요한 이웃과 거래도 하게 되면서, 스마트카를 비롯한 스마트에너지분야를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삼기 위한 통신3사들의 사업화 경쟁도 본격 시작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분야의 변화가 현실적인 장애를 극복하고 신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기술과 다양한 분야가 서로 만나 기존보다 훨씬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는 ‘지식의 통섭’이 필요하다. ‘통섭’이란 ‘사물에 널리 통한다’라는 의미로서 우리 전문가들에게 쉽게 빠지기 쉬운 ‘지식의 저주’를 피하는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식의 저주’라는 것은 ‘사람이 무엇을 잘 알게 되면 그것을 모르는 상태가 어떤 것인지 상상하기 어렵게 된다’는 의미로서 새로운 지식과의 소통에 큰 장애로 인해 자신만의 과거 지식에 갇혀 버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에너지기술만이 아닌 다양한 분야 기술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이야말로 에너지산업이 미래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할 신산업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열쇠임을 보여주고 있다.

에너지산업은 과거 우리나라 성장기 기반산업으로서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이제 밀려오는 변화의 물결을 또다시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통섭의 대안을 제시하는 전문가들의 역할과 책임이 절실하다.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의 영향으로 작금의 에너지정책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고, 향후 불어닥칠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현 시점에서 우리 에너지분야 전문가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소통의 기술’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황진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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