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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 갈등에… '불똥' 맞은 아시아나항공

입력 : 2017-02-20 19:49:23 수정 : 2017-02-20 19: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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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인 해커, 홈페이지 해킹 “알바니아가 저지른 범죄 알아야” / 6시간 만에 복구… 피해는 없어 / “미안하다” 글… 직접 타깃 아닌 듯 ‘세계는 알바니아 돼지가 세르비아에 저지른 반인륜적 범죄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20일 오전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에 접속한 고객들은 예약창 대신 이 같은 황당한 문구가 새겨진 화면을 맞닥뜨려야만 했다. 검은 복면을 둘러싼 남성의 모습 아래 ‘NO JUSTICE NO PEACE(정의 없이 평화 없다)’라는 메시지도 있었다. 자신을 ‘Kuroi’SH and Prosox’라고 밝힌 이 해커는 “코소보 프리슈티나에 ‘뉴본’이라는 기념비가 있다. 나는 그 기념비에 소변을 보고 파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일 오전 세르비아인으로 추정되는 해커에 의해 공격받은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
온라인 캡처
메시지 내용대로라면 세르비아계로 추정되는 해커는 코소보에 있는 기념비를 파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유럽 남부의 발칸반도에 자리한 알바니아와 세르비아는 1990년대부터 양국 사이에 있는 코소보 지역을 두고 분쟁 중이다. 2008년 코소보가 독립 선포를 한 뒤 알바니아는 이를 인정했으나 세르비아는 현재까지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 왜 해킹이 정치·사회·지리적으로 전혀 연관이 없는 한국의 아시아나를 타깃으로 삼았을까. 아시아나는 세르비아나 알바니아에 취항도 하지 않는다. 일단 해커가 착오로 아시아나를 공격했다는 추측이 가능해진다. 해킹 직후인 새벽 시간 아시아나 홈페이지엔 ‘이베리아 항공에 미안하다(I am Sorry, Iberia Airlines)’라고 적혀 있었다. 이베리아항공은 스페인의 국적항공사다. 한국보다는 세르비아에 가깝다.

하지만 이는 곧 ‘아시아나에 미안하다(I am Sorry, Asiana Airlines)’로 고쳐졌다. 해커들이 홈페이지를 직접 해킹한 것도 아니고 도메인네임시스템(DNS)을 관리하는 외주 웹호스팅 업체를 공격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애초부터 아시아나를 노린 공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등 직접적 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 홈페이지는 해킹 6시간여 만인 오전 11시쯤 복구됐다. 경찰은 DNS 서버를 확보해 추가 피해 여부 등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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