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결합을 거부한 전처의 마음을 돌리려고 두살배기 딸을 대나무 숲에 버려둔 비정한 아버지가 중국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뒤 사라진 남성의 행방을 공안(경찰)이 추적 중인 가운데 법조계 전문가들은 고의로 딸을 버린 혐의가 입증되면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중국 환구시보 등 외신들에 따르면 쓰촨(四川)성 취(渠)현의 주민들은 최근 대나무 숲에서 아이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공안에 신고했다.
주민들은 아울러 대나무에 묶인 채 방치된 여자아기도 발견했다. 당시 아기는 피부가 새파랗게 질린 채 추위에 떨고 있었다. 목에는 '저는 왕씨의 딸입니다. 발견하시는 분은 구조대에 신고해주세요'라고 적힌 팻말이 걸려 있었다.
비정한 아버지 루오씨가 중국 쓰촨성 취현의 대나무 숲에 버린 두살배기 디엔디엔의 애처로운 모습. |
공안 조사 결과 아이가 버려진 사연은 이렇다.
나중에 디엔디엔으로 이름이 확인된 이 아기는 두살이며, 어머니 왕씨와 아버지 루오씨 사이에서 낳은 딸이었다. 이들 부부는 과거 이혼했으며, 왕씨와 루오씨는 각각 딸 하나씩 데리고 따로 떨어져 살아왔다.
루오씨는 재혼했으나 최근 춘절 연휴를 앞두고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 부인 왕씨에게 “다시 같이 살자”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하자 어린 딸을 앞세워 마음을 돌리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엔디엔이 버려진 곳 근처에는 아기의 외할머니 묘가 있었다.
별다른 직업 없이 살아온 루오씨는 범행 직후 자취를 감춰 공안이 수사에 나선 상태다.
쓰촨성의 한 법조계 관계자는 “루오씨가 딸을 버리고 도망친 것이 입증된다면 아동학대 혐의 등에 따라 최소 징역 5년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환구시보에 말했다.
디엔디엔이 엄마와 살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환구시보 캡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