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롯데의 조직 개편과 임원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준법경영, 사회공헌 관련 조직의 비중이 매우 커졌다는 점이다.<명단 28면>
롯데는 기존 ‘그룹 본사’ 격인 정책본부 조직을 크게 ‘경영혁신실’과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위원회’라는 새로운 두 개 조직으로 나눠 출범시켰다.
이는 지난해 6월부터 4개월여 동안 검찰 수사를 받은 뒤 신동빈 롯데 회장이 국민 앞에 직접 고개를 숙여 사과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좋은 기업이 되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경영 쇄신과 지배구조 재편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특검 수사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으로 안팎이 어지러운 상황에서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로 읽힌다.
롯데케미칼(옛 호남석유화학)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황각규 사장은 1995년부터 그룹에서 신규 사업과 인수·합병(M&A), 해외사업 등을 맡아 비약적 성장과 변화를 주도했다. 2014년 이후 정책본부 운영실장으로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 관리를 책임지고 있고, 옴니채널(온·오프라인 유통 연계 체계) 구축과 인공지능(AI) 도입 등 그룹의 혁신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소진세 사장은 그룹의 최고참급 경영인으로, 앞으로 사회공헌위원회를 이끌며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약속을 이행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 밖에 화학 BU(비즈니스 유닛·사업군)장은 롯데케미칼 허수영 사장이, 식품 BU장은 롯데칠성음료 이재혁 사장이 맡았다.
허 사장에 이어 롯데케미칼 대표 자리는 김교현 말레이시아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가 물려받았고, 롯데정밀화학의 신임대표로는 이홍열 부사장이 내정됐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두 개 사업부를 각각 도맡을 두 명의 대표가 선임됐다. 음료 BG대표로는 음료 마케팅과 영업을 총괄해온 이영구 음료영업본부장이, 주류 BG대표로는 두산주류에서부터 영업을 담당한 이종훈 주류영업본부장이 맡았다.
롯데홈쇼핑 신임 대표는 상품·마케팅 전문가인 롯데백화점의 이완신 전무가, 롯데로지스틱스 새 대표는 박찬복 경영관리·유통물류부문장이 낙점됐다. 롯데는 올해 인사에서도 여성 임원을 추가로 배출했다. 디자인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롯데칠성음료의 진은선 상무보가 그 주인공이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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